후배가 아주 재미있는 철학 관련 팟캐스트가 있다고 해서 들어보니,
그 아이가 다운 받아준 편은 연애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무얼 그리 요란인 걸까,
하며 듣다보니
그다지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다.
다만
오랜만에 연애와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보게 되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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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대에게 잘해주는 것,
무언가를 베푸는 것은
상대가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나만큼 잘 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서
상대방을 나에게 묶어두기 위해서라고.
두 번의 이별에서
왜 전 남자친구들이 나를 떠났는지
이해가 갈 것도 같았다.
나는 준 적이 없다.
받은 것이 없으니 미련 없이들 떠났을 거라고.
까지 생각을 했는데,
내가 왜 그들이 나를 떠났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먼저 헤어지자고 입을 연 건
언제나 나였는데
나는 '버림 받았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뭘까.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나는 아주 열심히도
내 상처를 덮고
위장하고 있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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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다음에
누군가를 만난다면
꼭 내가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지는 사람과 만나야지.
그 사람과 만난다면
내가 더 받으려는 계산 말고
내가 더 주면 나에게 질릴 거라는 기우따위 하지 말고
그냥 내가 주어야지.
주는 기쁨을 한 번
맛 봐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뭐
두 번의 연애에서
받기만 하려고 몸부림을 쳤으니
한 번 정도는
주기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