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초등학교 동창생이.. 화요일날 죽었다..
그 다음날... 영안실의 빈소를 찾아갔다..
솔직히 나는 그 친구를 잘 알지 못한다........
15년여만에 보는 얼굴을... 영정사진으로 봐야 했다...
하얀 국화꽃 속에 파묻힌... 영정사진으로.....아.. 저런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구나...... 알게되었다..
그 앞에서 절을 하면서.. 명복을 빌면서.. 슬쩍 본 사진에서 알게되었다..
그래도 2년동안 같은 캠퍼스를 다녔는데.. 혹시 만난적이 있었을지도 몰라... 하면서......
몇 번인가..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제는 영영 그럴수 없겠지...
.. 병석에서.. 친구들의 편지를 읽는걸 좋아했다고 한다..
그 친구의 형님한테 부탁을 받고서야..몇장 쓰다만 편지를...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끝내 부치지 못했었다.
그게 너무나 마음에 걸려.... 그 끝내지 못한 편지가 있을 책꽂이에 손을 못대고 있다.........
그 편지가.. 서로를 알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을 텐데..........
.... 죽음이란 그런 것인가....
이제.. 영영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없게 되겠지....
이제 그 사람도 나를 잘 알지 못하겠지..
이제... 영영 그 사람과 인연이란 끈이 닿지 않겠지..
그래도.......
너무 기분이 이상해서... 슬프다고 해야하나.. 허무해야하나.. 안타깝다고 해야하나..두렵다고 해야하나..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그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해야하는지 몰라서.. 그냥 조용히 잊으려 했는데..
뜻밖의 장소에서 만나는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
그 친구를 아는 사람...
.... 죽음이...영영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나보다..
이렇게... 그 친구를 아는 사람을 만나게도 되니 말이다..
죽음이.. 영영 사라짐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왠지모르게.. 마음의 위안이 된다....
잊고 있었는데..
어릴 때 나는.. 별은 죽은 사람을 기억해주는 사람만큼 빛난다고 여겼다..
그래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생각을 간혹 했다.. 그 별이 사라지지 않도록...
내가.. 죽게 된다면... 내 별은 얼마간이나 빛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