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 귀를 팠나보다.
맨정신에서 파진 않았다.
월요일 밤에 늦게 들어와서 씻고 바로 잤고,
다음 날 일어나보니 귀가 무우진장 아프다.
근데 이건 흔히 내가 귀를 열심히,
너무 열심히 파서 귀가 부어서 생기는 현상인데,
나는 요 며칠간 깨어있을 때 귀를 판 적이 없으니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자면서 열심히 귀를 판 것이 분명하다.
아파도 너무 아프다.
귓구멍에 새끼 손가락도 안 들어갈 정도로 붓고,
턱근육도 아프길래 귀 밑 마사지를 좀 했더니
거기도 부어올랐다.
맨 정신에 아무리 열심히 파도 이렇게까지는 안 되는데
도대체 자면서 얼마나 열심히 판 거야? 응?
귀를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다.
하
일단 진물 같은 건 안나오는 걸 보면
병원에 가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귀를 안 건드리고 며칠 있어야 나을 것 같다.
진통제나 한 알 삼켜야겠다..☆
그리고 아잔 브라흐마 스님이 한 말씀이나 생각해야지.
고통을 내려 놓으면 덜 아프다고.
아프다는 생각이 더 아프게 만드는 거라고.
얍삐.
.
.
그리고 이젠 귀를 안 파야겠다.
내가 얼마나 귀를 열심히 팠으면
자면서도 자동으로 귀를 팠겠어.
몽슬이 털 달린 귀후비개를 없애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