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케이스를 주문했다.
반 고흐의 꽃이 핀 아몬드 나무가 인쇄된 케이스이다.
물건 고르는 취향이 좀 까다로워서,
좀처럼 마음에 드는 걸 찾기가 어려운데
간만에 마음에 쏙 드는 케이스이다.
가격도 25,000원이어서
인쇄질도 좋을 것 같다.
예쁘게 끼고 다녀야지.
날씨도 꽤나 따뜻해져서 이제 봄 옷들을 준비해야겠다.
재킷은 드라이를 끝내놨고,
블라우스들을 빨아야지.
바지도 빨고,
예쁜 색깔 바지도 좀 사야겠다.
분홍색하고 하늘색하고 흰색!
바지를 입으려면 지난 여름과 겨울 동안 찐 허벅지 살을 좀 빼야겠다.
겨울부터 허벅지가 서로 닿기 시작했다.
다리가 스치는 느낌이 너무 이상하다.
이건 얼른 빼야지.
지갑도 낡았다.
에나멜인가, 그런 재질인데 겉에 비닐이 벗겨져서
물집처럼 생겨버렸다.
2년 전인가 3년 전인가 생일에 엄마가 생일 선물로 사준 건데
2만원짜리 치고는 꽤 오래 쓴 것 같다.
빨간색 지갑인데, 참 예뻤는데.
이번에도 예쁜 지갑을 찾았으면 좋겠다.
.
.
초등학생 때까지는 혼자 있으면 심심했다.
그런데 중학생 때부터는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 않았다.
사람들하고 놀아야겠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고,
'할 일이 없다'는 생각도 별로 안 들었다.
왜냐하면 나는 늘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공상이든,
아니면 내 상황에 대한 비관적인 생각이든.
그래서 오늘 하루 종일 할 일이 없어도
나는 할 일이 있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아주 기분 좋게도,
요즘은 할 일이 없으면 심심하다.
고소를 하고,
아빠가 자신이 한 일을 인정하고 나니까,
뭔가 내가 할 일을 끝낸 느낌이다.
이제 한결 편안해졌다.
그리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심심해 죽겠다.
이래서 친구랑 노는 거구나.
혼자 있으면 심심하니까.
뭐 그래도 아직까지는 친구랑 놀기보다는
혼자서 책 읽고, 글 쓰는 편이지만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친구랑 놀고 싶어질 것 같다.
기분이 좋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