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모자란 저를 믿어주시는 형님들께 감사합니다.
지난 몇 일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형님들께서 이 모자란 동생의 실수를 얼마나 많이 참고 계신지를 보았습니다.
저보다 더 만만치 않은 상황에 처한 형님들의 입장을 진심으로 생각해봤습니다.
너무 쉽게, 가볍게, 마냥 즐겁게 생각하려고만 했던 제 경솔함을 반성합니다.
내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내 자리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경험 많으신 인생 선배님들께서 왜 그렇게 언행에 조심을 기하시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깊게, 더욱 신중하게 생각한 뒤 말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해주시는 형님들께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그저 잊지 않는 것뿐인듯 합니다.
상황이 바뀌고 입장이 바뀌고, 생각의 변화에 따라 관계가 바뀌어도, 함께했던 시간은 영원할 것입니다.
지난 수 개월 함께 고생하면서 일궈낸 회사입니다. 결코 저 혼자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 심신이 힘들 때면, 모든 짐을 저 혼자 지고 있다는 생각이 저를 흔들곤 합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아있습니다.
끝은 없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 헤어질 때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회사를 위한 판단을 할 것입니다. 가끔은 누군가 아플 수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안 좋게 헤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모두를 위하는 척 하며 제 욕심을 챙기는 것이 아니길 바랍니다.
제가 성공에 취해서 미치지 않길 바라고,
맨 바닥에서 아무 것도 없는 저를 믿어주신 분들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이 기록이 저를 잡아주길 바라며 정리합니다.
애초에 겸손하지 않은 인간이
겸손해야 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끝없이 조심해도 상대에게는 무척 폭력적이게 느껴질 수 있는 자리라는 것
늘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