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向月
 서로에게 최선으로, 가능하면 오랫동안.   지난 이야기
조회: 2792 , 2014-04-22 11:12

 서로에게 최선으로, 가능하면 오랫동안.
 




 요즘 내 카톡 프로필이다.
 사진은 청도 한옥카페에서 찍은 따뜻한 오미자차.
 발그레한 오미자차에 노란 꽃을 띄운.
 햇살을 받아 뽀얀 당신이 마셨던.
 
 우리는 주말에 한번, 주중에 한번정도 데이트를 한다.
 데이트랄 것도 없다.
 주중에는 서로 일때문에 바빠서, 집 앞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는 정도.
 
 카페주인과, 그의 남자친구.
 카페주인은 나와 동갑내기이고, 그 남자친구는 당신보다 한살이 많다.
 또래라서 그런가, 농담도 자주하고
 서로 연애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하는 편이다.

 
 우리는
 누가 봐도 예쁜 커플인가보다. 겉보기엔.
 투닥투닥하면서도 졸졸졸 쫓아다니는 나와
 퉁명스레 시큰둥하면서도 챙길건 다 챙겨주는 당신.
 
 
 카페주인인 승아씨가 물었다.
 결혼안해?
 나는 웃으며 너는 안해? 했더니
 카페하면서 빚이 많아서 빚 좀 갚고- 하며 웃는다.
 올해가을, 내년 봄쯤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나보다 조금 통통한 승아씨에게 당신은 웨딩드레스 입으려면 좀 빼야겠는데? 하며 놀린다.
 나와 승아씨는 당신을 흘겨보며, 저렇게 철이 덜들었다고 내가 대신 사과한다.
 
 이직한 그의 직장 내 부서는 잦은 술자리를 갖는다.
 술도 좋아하는 당신은 빠지지않고 꼭 끼어서 술자리를 함께한다.
 10시, 11시쯤 끝나면 카페로 나오라 한다.
 가디건만 걸치고 후다닥 쫓아나가면 저 멀리서 당신이 휘적휘적 걸어온다.

 많이 마셨어?
 뭐 그렇지.
 몇명이나 있었는데?
 6-7명됐나? 메이트들하구, 부장하고-.. 소주가 13병쯤? 14병이었나?
 미쳤네 미쳤어, 인당 두병씩은 마셨단 소리잖아!
 또또또, 잔소리한다~ 쉿.
 
 술이 들어가면 당신은 애교가 많아진다.
 삼형제 중 둘째인 당신은, 어머님께서 딸을 바라고 낳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형님보다 여성스럽고 동생보다 귀엽달까.
 
 승아씨가 우리를 반긴다.
 또 회식했나봐?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이런다니까- 못살아.
 웃으며 주문을 하려는데, 당신은 과일빙수를 먹겠단다.
 
 듬뿍 올려진 과일과 떡, 팥.
 크게 한숟갈 떠서 아~해보란다.
 왜그래,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구-
 싫어? 아- 안할꺼야?
 당신이나 드세요.
 진짜? 싫어? 다신 안 먹여준다?
 찌릿- 한번 쳐다보고 아-하니 막무가내로 떠먹인다.
 떡과 과일, 얼음, 팥, 우유 한입 가득 넣고 우물우물 말한다.
 살쪘다고 구박하면서 왜 자꾸 먹여
 먹어야 살지, 먹을때가 젤 예뻐. 맛있지?
 
 킥킥킥하며 당신은 웃고 나는 그런 당신을 보며 웃는다.
 오늘하루가 이랬고 저랬고, 밥은 뭘 먹었으며, 뭘 했다는둥 따발따발 말한다.
 나는 맞장구치고 리액션도 하고 그랬어? 그랬구나! 정말? 이라고 호응한다.
 술이 들어가서, 평소보다 더 많이 웃는 당신을 본다.
 
 너만큼 날 예뻐해주는 사람이 없다~
 나만큼 당신 좋아라해주는 사람도 없을껄?
 그 말이 그 말이지.
 그러니까 잘 해.
 당신은 나를 쓰윽- 보더니 엉덩이를 토닥토닥한다.
 우쭈쭈, 알았어알았어~
 으악, 미쳤나봐!! 길에서 뭐하는거야!
 
 나는 동네 골목길에서 소리를 지르며 도망간다.
 뒤에서 당신 웃음소리가 들린다. 



 

 당신을 만나는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다.
 그리고 그 사랑이, 가능하면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좋겠다. 
 

 
  

HR-career   14.04.24

당신 같은 여자를 만나고 싶네요. 다음엔... 정말...

向月   14.04.26

나는요... 그게 당연하다생각해요...
사랑이 전부라고 믿어요, 이세상은. ^^

向月   14.04.28

설레임이 길어지면 미워져요ㅠㅋ

Jo   14.05.02

향월님. 글만 읽고 여성인줄.ㅋㅋㅋ

向月   14.05.02

저 여자맞는데요....

Jo   14.05.02

제가 착각했어요.지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