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4일 금요일 세브란스병원에 간다.
췌장의 문제가 아닌,
오랫동안 달고다닌 나의 부정맥때문에..
소화가 되지않아, 간신히 죽을 먹고
꾸역꾸역 약을 먹으니,
당신은 내게, 내일 병원 갔다올 수 있겠느냐, 묻는다.
나는 애써 웃어보이며 괜찮다고 말한다.
다시 피검사를 해서, 내 췌장암 수치가 올라가고
또 CT에서 봤던것이 확실하다면.
수술이 가능한건지.
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것인지..
부정맥으로 수술대에 누우면
급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와 또 그런 사례들을 봐와서,
내일은 교수님께,
만약 큰수술할때 내가 괜찮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려한다.
당신은 이제 고기,술,간식은 안된다고 잔소리한다.
앞으론 두부,나물,야채 등 몸에 좋은 것만 먹으라며,
산채비빔밥 먹자, 버섯전골 먹자, 더덕구이 먹자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같이 치맥 먹은지가 꽤 된 것 같다.
튀긴거라 안돼! 하는 당신에게
오븐에 구운 치킨은? 하니
눈을 찢어 날 본다.
술을 자주 하는 당신에게 헛개열매진액 한상자를 줬다.
아는 지인이 하는 건강원에서 믿고 맡겨 짠 헛개진액.
당신은 너나 먹으란다.
췌장과 간이 붙어있어서 영향을 받는다고,
헛개는 간에 좋으니 나더러 먹으란다.
괜찮아- 당신 먹어, 아침에 한포씩 먹어.
내 손을 잡고 흔든다.
내일 병원 잘다녀오고, 별 일 없을테니까 걱정말고..
응, 심장때문에 가는건데,뭐. ^^ 지금껏 잘다녀왔잖아.
응.. 일찍 자, 알았지?
응.
살고싶어서 이리저리 좋다는걸 알아보다가
또, 바둥대며 살고싶지 않아 포기했다가
왜 내가, 라며 화가 났다가.
죽음도 삶도 슬퍼서, 눈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