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사람은 에너지를 발산할 곳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거의 한 반 년은 별 일 없이,
에너지를 수렴하는 일상을 지냈던 것 같다.
공부를 하거나 과제를 하거나.
단순히 친구들과 놀고 수다를 떠는 정도.
그러다가 오늘 외국인 친구들에게 풍물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을 하게 됐는데,
오랜만에 집중을 하고,
에너지를 발산했더니
지금 기분이 굉장히 좋다.
사실 방학 초반에는 돈 때문에 정신 없었고
지금은 시험 때문에 정신이 없다.
중간중간 많이 놀고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에너지가 발산되는 것 같진 않다.
작년에 큰 말하기 한 이후로
에너지를 크게 발산한 적이 없다.
단기간에 집중해서 목표를 완수하는 프로젝트성 활동,
타이트하게 준비할 것이 많은 동아리 활동들을 하다가,
갑자기 느슨한 일상으로 전환한 탓일까.
물론 많이 차분해진 것도 있다.
다만 이제 슬슬 몸이 근질근질해져 온다.
오늘 여권을 찾느라 여행가방을 뒤졌는데,
오랜만에 다시 여행을 가고 싶었다.
교환학생 건만 마무리 되면,
뭔가 신나는 일을 하나 더 해봐야겠다.
만약 교환학생 붙으면,
내년 한 해가 또 익스트림 할테니
조용히 돈 벌면 되고
(영국의 살인적 물가를 대비하기 위해)
떨어진다면 재미있는 걸 하나 해봐야겠다.
뭘 해볼까?
졸업해야 하니 학교도 열심히 다녀야 하는데-
동아리 활동은 이제 쉬엄쉬엄 하고 싶다.
악기를 바꿔서 배워보고,
또 무언가 프로그램을 찾아서 해봐야겠다.
친구랑 몽골 여행도 가고.
여행은 사실 둘이 가는 거라 에너지 발산이 그리 크진 않다.
여럿이서 협력해서 하는 단체 활동을 하나 하고 싶다.
그 단체의 장이 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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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얼른 시험이 끝났으면 좋겠다.
사실 교환학생 선발 과정은 그리 까다롭지 않아서 별로 긴장이 안 되는데
영어 최소 점수를 맞추기 위해 공인 시험을 봐야 해서
마음이 불안하다.
심한 건 아닌데,
원래 시험이란 게 보기 전에 긴장이 되는 것이니.
게다가 영어 공인 시험은 처음이다.
마지막 영어 시험이라곤 수능이니-
긴장될만 하다.
모의고사라도 봐야겠다.
그래야 좀 집중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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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쩄든 대충 윤곽은 잡혀가고 있다.
교환학생은 영국 지원
(독일도 정말 가고 싶은데 내가 전공할 수 있는 과가 없다)
그러려면 아이엘츠 6.
세부 목표는 Reading, Listening 7
speaking 6
writing 5
어차피 평균이니까.
Speaking은 요즘 느낀 건데,
내가 중점을 둬야 할 건 어휘보다도
주어진 주제를 주어진 시간에 맞게 잘 대답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과목이 사회학이다보니,
무슨 질문이든 약간 비틀어 보는 경향이 있는데,
시험 볼 때 정말 번거롭다.
그냥 그 질문에 대해서 잘 대답하면 되는건데
자꾸 질문 자체에 질문하고
사회 문제에 접목시키니
3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영어로 대답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제발 그냥 주어진 질문에 대답만 하자.
충실히.
아이엘츠 시험관이랑 토론할 거 아니잖아?
토론은 학교에서 하자. 다른 사람들이랑!
Listening, Reading에서는 자꾸 실수를 범한다.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거나 하는-
이건 모의 테스트를 꼼꼼히 매일 풀어보면서 보완해야겠다.
Writing은 이제 다음 task로 넘어가서 연습해야겠다.
쉣!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 학기부터 준비하는 건데-
학기 초에 원어민 선생님이 쓰는 게 제일 어렵다고 하긴 했는데
일단 학점부터 챙기려고 미뤄뒀었다.
으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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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불안하긴 하지만
불안해한다고 달라질 건 없다.
시험 때문에 불안할 때 내가 자주 쓰는 방법.
그냥 남은 시간을 몽땅 다 공부하는 데 쓰는 것이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다하면
결국 나는 불안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건데,
걱정할 필요는 없는 거니까.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걱정이 되겠지만-
이번 주까지는 정신 못 차리고 이런 저런 약속을 잡아놔서-
일단 학원을 충실히 다니는 걸로 하고.
이번 주 일요일부터 약 2주 동안 집중해야겠다.
매일 모의고사 보고,
정리하고, 복습하고.
마지막으로 레벨테스트로 체크해보고.
그리고 3일에 깔끔하게 시험보고
4일에 친구랑 전주여행 가야지!
10주년 여행이다.
10년 만에 처음 둘이 떠나는 여행.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