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올라오는데 같이 탄 일행의 종이 봉투에서 통닭 냄새가 진동한다
난 생각했다
'저양반 12시 넘어 통닭사왔다고 와이프에게 한소리 들을텐데.......'
9층에서 내린 초면의 내또래 가장이 뒤돌아 보며 하는말.
'좋은 소리 못듣겠죠?'
내맘을 읽었나 보다.
2.
어제는 아내의 생일.
출근하며 '오늘은 빨리 들어올께' 라고 말했지만 결국 10시였다
홍차장이 상무님에게 무지막지하게 깨지는걸 봤는데 그냥 집으로 보내질 못하겠더라
막걸리 한잔 하자고 그랬다.
아내여
이해해라.
부하 직원이 집으로 들어설때 그 초라할 어깨가 떠올라 너무 가슴아프더라.
3.
홍차장.
요새 애들은 '지못미'라고 한다며?
홍차장. '지못미'다............................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야기 하나 해줄께.
내가 대리때 정진배 과장님이라고 선배가 계셨어
너무 뛰어나신 분이었는데, 마흔이 넘어서 신학대학 가신다고 회사를 그만 두셨지.
그 분이 하루는 내 앞에서 상사에게 엄청 깨졌는데,
내가 봤을때 그분은 정말 잘못이 없었거든.
그런데, 선배는 말없이 당하시더라구.
화가 나서 묻는 내게 그 선배가 해줬던 말이 내가 지금 홍차장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야.
그대로 옮기자면 이래.
살다보면 터무니없는 오해를 받을때도 있고, 억울할때도 있는데 그때 나는 속으로 중얼거려.
똥개야 짖어라. 기차는 간다........................
세월이 지나고, 나중엔 대부분 사과를 하더라구. 그땐 미안했다고.
그냥 내 길을 가노라면 나중엔 오해도 풀려.
홍차장
살다보니 나도 종종 그런 경우를 당하게 되더라. (사실은 자주)
그럴땐 속으로 중얼거렸지.
똥개야 짖어라. 기차는 간다.
개 짖는 소리에 고개 돌리지 말고 묵묵히 당신 길을 가.
마음이 언명하는 기차길 있잖아.
내가 홍차장 믿고 좋아하는지 알지?
화이팅이다.
제수씨한테 시무룩한 티 안낼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