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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블루
 생각들-마음   2015년
조회: 67 , 2015-09-19 19:37

1. 
탈락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기 까지 꼬박 이틀이 걸렸다.


2. 
이의 제기를 통해 채점표를 받아 보니 전문지식 항목의 점수가 뭉텅 깍여 있었다.

인터넷전화 G.711  음성코덱의 대역폭이  87 Kbps 라는 나의 답변에 대해
평가위원중 한명이  92 Kbps라고 정정을 했고
그 자리에서는 싸우는게 득될게 없을 것같아서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라고 물러선 것이 화근이었다.
    
돌아와 책을 펴보니 역시 내가 옳았다.

잘못된 지식으로 평가를 한 평가위원들이 원망스럽기는 하지만
살아가면서 흔히 만나는게 이런 불운 아닌가?


3. 
나의 자만도 한몫을 했다.
PT란 '고객을 움직이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잊고 
한수 가르쳐 주겠다는 자만이 분명히 있었고,  마치 강의를 하듯 PT를 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던  과거 내 PT의 장점들을 잃어버린 셈이다.
1년간 쌓은 내공이 이번에는 독이 되었다.


4. 
12월의 마스터 시험을 준비하기위해 다시 텅빈 사무실에 앉아 있다.
형광등 불빛이 흔들리고,  창밖으로 가을바람이 분다.
빛은 멀리 있다.
    

5. 
그러나,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감정이 <자기 연민>이라는 걸 안다.
다시 가야만 한다.




            이제 가야만 한다 
                            -  최승자 -




    때로 낭만주의적 지진아의 고백은 
    눈물겹기도 하지만, 
    이제 가야만 한다 
    몹쓸 고통은 버려야만 한다.




    한때 한없는 고통의 가속도, 
    가속도의 취기에 실려 
    나 폭풍처럼 
    세상 끝을 헤매었지만 
    그러나 고통이라는 말을 
    이제 결코 발음하고 싶지 않다.




    파악할 수 없는 이 세계 위에서 
    나는 너무 오래 뒤뚱거리고만 있었다.




    목구멍과 숨을 위해서는 
    동사만으로 충분하고, 
    내 몸보다 그림자가 먼저 허덕일지라도 
    오냐 온몸 온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을 수 없을 때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