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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블루
 생각들 - 마음의 파편들   2015년
조회: 84 , 2015-09-19 19:43

간만에 싸이에 들어갔다

한편의 시를 온전히 독해하기에도  미숙해서 
마음에 와닿은 싯구절들만 대학노트에 옮겨 적곤해던 시절의 파편들이 가득하다.



네가 물어서
생각하면 나도 행복했을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 김명인 시 '베트남 1' 중에서 -



울음의 끝에서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
울음은 사람이 만드는 아주 작은 창문인 것

 신현림 시 '자화상'중에-




욕망의 찌꺼기인 슬픔 

-최승자 시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중에서  -



이봐 
내겐 꽃시절이 없었어

-김지하 시 '무화과'중에서 -



안간힘도 힘이다

-황지우 시 '여정'중에서 -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
제3 인도교의 물 속에 박은 철근 기둥도 
내가 내 땅에 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하면 좀벌레의 솜털

- 김수영 詩 '거대한 뿌리'중에서  -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 중에서 -



참 멀리서 왔구나, 햇살이여, 노곤하고 노곤한 지상에,

-황지우 시 '청량리-서울대' 중에서 -




오 행복행복행복한 항복
기쁘다우리 철판깔았네

- 최승자 시 '삼십세'중에서-




追億은,  페허를 건너기 위해 있는 것 아닌가

- 이윤학 시 '한 낮의 풀밭'중에서  -




그해 가을, 가면뒤의 얼굴은 가면이었다. 

- 이성복 시 '그해 가을'중에서 -



그래 그래 주소가 길면 가난한 사람이다 

- 황지우 시 '手旗를 흔들며'중에서 -




예방접종된 나의 사랑 

- 이윤택 시 '투명한 살'중에서 -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장석남 시 '옛노트중에서'중에서-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 김수영 시 '거미'중에서 -




삶이란 자신을 망치는 것과 싸우는 일이다

- 신현림 '나의 싸움'중에서-


검고 윤기 나던 긴 머리칼 한번 
뽐내지 못한 채 죄 없이 쥐어뜯다가 
어느새 새하얗게 세어버린 청춘의 날들이여 

- 임동확 시 '고별사' 중에서  -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 도종환 시 '가지 않을 수 없는 길' 중에서 -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 서정주 시 '자화상' 중에서 -



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다.

- '최승호 시 ' 인식의 힘 '중에서 -




내게는
아직도 돌아가야 할 약속이 남아 있는지
- 김명인 시 '유타시선 1' 중에서



상처는 햇빛속에 드러나는가 

- 김명인 시 '고래 1' 중에서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 김현승 시 '아버지의 마음' 중에서 -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 곽재구 시 '사평역에서' 중에서 -




난, 당파적으로 황지우와 김명인과 최승자를 좋아한다.
내 생각에
그들은 한번도 행복했던 시절이 없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김명인은
'네가 물어서
생각하면 나도 행복했을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고 중얼거리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