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265 , 2015-12-19 23:51 |
올 한해도 이렇게 가는구나 싶었다.
직업이 없어도
학업을 마쳤어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아니 전혀 생각도, 짐작조차 못했던 한 해 였다.
플랜에도 없었고, 설마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시간들이었다.
마음은 불편했으나인생에 있어 영화를 제일 많이 봤고, 책욕심이 가득했던 한 해 였다.
노는것도 마음껏. 사진도 가득. 여행도 다녀왔다. 잠도 마음대로. 자고싶으면 자고 또 자고 일어나고.
그렇게 산다고 해서 세상일에 지장없다는 걸 배웠다.
인생 너무 텁텁하게 살지 말자고...
내가 백수일줄.......^^...
청년실업 20만대열에 합류해 있을줄.
처음엔 자괴감이 들었고, 무력감이 찾아왔고, 죄스러움이 번졌다
인생에 있어 내 자신이 내 자신으로 소개되지 않는 경우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멈춰있음에 불안해했고 앞서나가지 못함에 눈물지었다
자기위안도, 영양가 없는 위로도 아니다.
다만, 올해는 시간을 흘려보내는 방법을 알았다.
흘려보낼 줄도 알아야. 뒤도보고 앞도보고 옆도보고...한다.
그동안 뜀박질 하느라. 매번 산 등성이를 넘느라 힘들었던 마음을 털어내는 한 해라고 생각하자.
올해는 쉼표의 한 해 ,
물론 평소 숫자매기기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망한해, 비효율적인해, 패배감의 한 해 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쉼표의 한 해
마음편하지는 않았으나 자체로 됐다.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분명 있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