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취준생에서 이제 갓 사회인 신분이 된 나는 학교를 20년 다닌 기간보다 출근했던 일주일 동안 배운 점이 더 많았음을 느낀다. 사회라는 것은 이런거구나. 밥벌이라는 것은 이런거구나.
출근길에는 되려 아무런 생각이 없다. 멍 하게 버스에 몸을 맡긴다.
퇴근길에는 참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만원버스에 몸을 맡기면 왠지 서럽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나는 책임져야 하는 게 온전히 나 하나뿐인데도 이리 버거운 마음이 드는데
아버지는 어떻게 이 생활을 30년을 하셨을까.
나는 몰라도 너무 모르는 자식이었다. 미안하고 죄송하게도.
책임감과 의무감 그리고 그 외의 모든 무게감.
삶이라는 것은 이토록 무겁고 지독한 것이었나.
삶이 주는 기쁨도 존재하지만, 요즘은 유독 삶이 주는 슬픔만이 온전히 느껴진다.
감정은 끓어오르고, 마음은 벅차다. 내 친구들도 처음엔 다 그랬겠지. 근데 어떻게 온전히 다 받아내고 견뎠을까.
뭐든지 경험해봐야 안다. 고스란히 짊어진 무게를 느껴봐야만 알 수 있다. 모든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