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치열하지 않아도 되는 나이.
조금은 덜 화내고 조금은 덜 당황해하고
화가 났어도 화나지 않은 척, 당황했어도 의연한 척
감정을 가리기가 조금 더 수월해진 나이.
감정들에 으레 제자리가 있었던 것처럼 정리를 할 줄 아는 나이.
사랑도 미움도 아쉬움도 슬픔도
다 아는듯이, 겪어본듯이 대수롭지 않은양,
건조하게 말려서 마음속에 제 스스로 구겨넣는 나이.
이런게 가능한 나이가 되기를 무척 기도했었지만,
어느새 벌써 그렇게 돼버린것처럼 느껴질 때는
막상 약간 두려워져.
정말 그렇게 되어가도 좋은걸까,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