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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
 로맨틱 겨울   일상
조회: 1042 , 2017-10-31 10:12
아침에 일어나서
시간을 확인하고
이불 속에서 양치질
마시는 물 한잔과 영양제 두알
씻고 머리를 말리고
대충 로션을 바르고
고민 없이 매일 입는
같은 옷 다른색 후드나 니트
다른 옷 비슷한 바지나 데님
향수는 생각나면 뿌리거나 말거나
공기 청정기 끄고 멀티탭까지 끄고
밖으로 나서니 춥다 쌀쌀하구
정류장 앞의 사람들은
다들 따듯하게 입고 나온걸 보니
나만 모르게 겨울이 왔나보다
잠에서 덜 깨어 아직 멍한데
겨울 기분이나 내볼까 하고
김진표의 로맨틱 겨울을 들었다

저기 길가 에-아
나의 눈앞 에
날 바라보며 수줍게
넌 살짝 손을 흔드네-아

나는 대답해-에
손엔 두잔의 라떼-에
티를 내며 어깰 으쓱하고
파란불만 기다린다네-아

겨우 오후 여섯시 반에
벌써 세상은 깜깜해
저 따뜻한 호빵에
조그만 방에 모여 또 낭만을 파네
우리 털 잠바에 커플 벙어리 장갑에
몸은 움츠려 들면서도 빨간 냄비에 
돈을 넣을 때면 가슴이 짠-헤

아 듣기만 하는데도
왠지 기분이 짠한게
지나가는 저 창 밖에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무가
호호 입김을 부는 사람들이
다들 귀엽게 보인다
브금 필터로 세상을 보니
창 밖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다

해마다 로맨틱 겨울이 올 때면
혼자 꿈 꾸어왔던 그 장면
나 역시 꿈 꾸어왔던 그 장면

아무렴 어때 예쁜 것을 보면 나도 좋고
낭만적인 영화를 보면 내 마음도 따뜻해진다
노래를 듣고 있으니까
밝은 아침 햇살에 용기가 나서
꼭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더라도
로맨틱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것 같다!

추계 학회도 잘 끝내고
내년이면 연구소도 나와야하는데
내게는 이번 겨울이
그렇게 낭만적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젠 어쩌지 하고 엉엉 울더라도
지금의 기분을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