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613 , 2018-02-21 22:41 |
올 해의 첫 일기
이제는 안다. 20대 내내 불같이 화르륵 달려온 나는.
원하는 대로 다 되는 줄 알았던 세상이
내 뜻대로만 순순히 넘어가 주지 않는다는 것도
순수한 마음으로만 살기에 세상은 팍팍하고
꿈만 쫓기에 , 꿈을 쫓다가 내가 쫓길 수도 있다는 것도,
지난해에는 배고픈 꿈을 지속하기 위해 일년 가까이 투잡을 했는데
정부 돈으로 운용하는 사업인데도 최저임금을 뛰어넘는 착취와 사적인 업무가 계속 있어서
버티고 버티다가 그만둔다고 하니까 나에게 어마어마한 모욕적인 얘기를 하더라
보통 능력좋은 사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잡을 땐 회유책을 쓰지 공격하지 않지 않나...?
"지금 개인적으로 하는 일로 이만큼 벌기 어렵지 않냐"고
아마 세상살면서 가장 치욕적이고 모욕적인 말이 아닐까
대체 그런 말은 어디서 배우는 걸까? 그렇다고 본인이 부자도 아니고 평탄한 삶도 아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땐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훗날 내가 성공해서 강연을 하게 된다면 당신의 에피소드를 공개적으로 털어주지
그리고 또다른 하나, 대체 어디가 밑바닥이길래 이제 치고 올라갈 떄도 됐지 않나...?
어쨌든 그렇게 시건방지고 치욕스러운 얘기를 들었다.
내 마음속에 여전히 비수처럼 꽂혀 있고, 나의 분노의 원동력이자 수치심의 근원이 된 말이다..
그래봤자 나만 손해니까 언제든 털어내야 하는 말이지만, 그렇게 빨리 그리고 쉽게 잊혀지지는 않는 말이었다.
어쩌면 현실과 타협하면서 내 일을 할 지도 모르겠다. 아직 결정하지는 못했으니.
주변의 격려와 , 그리고 나의 가능성을 봐주는 이들이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으로만 세상살이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니까.
내가 아무리 자신있고 잘났고, 설사 내 것이 정말 최고라고 해도
그 대단하고 잘난 '운' 도 있어야 하고, '시기'도 있어야하고, 내 '실력'도 있어야 하고
삼박자가 다 잘 맞아야 흐름이라는 걸 주도할 수 있을테니.
알고 있다. 아직 그러기에 나의 '것'들은 많이 연약하고, 작은 날갯짓 이라는 걸.
그렇지만 다르게 살아간다고 해서, 또 내가 원하는 걸 같이 가져간다고 해서 나쁘다는 게 아닌 것도 알고 있다.
어찌 보면 심플하지 않은 행보일 수 있으나
그저 지금 바라는 건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지인들이 행복하길, 평안하길, 즐겁기를.
그리고 내 꿈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생겨서, 내 것이 사랑받고 널리널리 알려지기를.
向月
18.02.21
많이많이 응원할께요. 내 얘기같아서 더더더더. |
억지웃음
18.03.08
감사합니다. 꼭 날고 싶어요. 날고 말꺼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