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들으면서 일기를 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서 일찍 헬스를 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전세를 낸것만 같았다
헬스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려서 마음에 드는 텀블러를 샀다
여기다가 마테차나 물 담아서 먹어야지
가격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구질구질하게 살기 싫어서 그냥 샀다
집에 돌아와서는 빨래를 널고 씻고 밥을 먹었다
먹으니까 좀 살것같더라
운동하기 전에 칼로리바란스 한조각만 먹고 갔더니
운동하는 내내 갈증도 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뿌듯했다
지금은 딱 5kg이 감량되서 너무 행복해다
그리고 아직 목표 몸무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대로만 꾸준히 해준다면
올해다이어트는 성공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기쁨도 잠시 오늘 엄마가 이것저것 대화를 하려해서 불편했다
엄마는 나랑 대화하고 싶어하는것 백번 이해는 하지만
은근히 나를 후려치는 이야기로 시작됬다
네 눈빛이 왜이리 째려보는것 같냐고 무섭다고 하고
전에는 귀엽게 애교부리더니 요즘은 그런걸 안하냐고 했다
착한딸 코스프레에서 하나씩 벗어나니까 그런 애교 할 필요없어졌다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점점 갈수록 돈얘기를 하고 퇴직금 언제 들어오냐, 적금 , 어디병원을 입사하고 싶냐고 물어봤다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라서 대충 대답하기도 힘이 겨웠다
또 요즘 살이 확실히 빠진것 같다고 칭찬하셨지만
그 뒤에는 또 상처주는말을 하셨다
자취방 빼고 여기 왔을땐 산적같고 피부도 칙칙하더니 살빼니까 딱 아가씨 같다고
예쁘다고 아가씨가 예뻐야지 언제까지 퉁퉁할거냐고 보기 안좋다고
음 그런가
나는 언제까지 다른사람에게 몸매에 대해, 얼굴에 대해 평가를 받고 살아야할까
예쁘다는 말도 솔직히 불편하다
옛날에는 그렇게 듣고싶어서 난리였는데
지금 들으면면 아 좀 더 예뻐지려고 노력하고 힘써야겠다.. 뭔가 남한테 안예쁘고 늙어보인다
라는 소리를 들으면 안된다는 코르셋처럼 들리기 때문에...
엄마가 여자는 예뻐야지~ 덧붙이면서 이제 산적이라해도 상처 안받지? 이러는데
나한테 무슨 답이 듣고싶은거지
이것 말고도 성추행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나보고 어이없는 이상한 반박으로 그렇게 따지면 모든게 성추행이냐 라고 하는데
논점을 고치고 얘기해줘도 모르쇠하신다
그냥 포기했다
내 방에서 빨리 나가주셨음 좋겠는데 중간에 울다 들킬까봐 새인터넷 창눌렀다가
마음을 졸였다
나는 이런 상태라면 엄마랑은 아마 평생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거 같네
오늘 표정이 너무 딱딱하게 굳었는지 뭔진 몰라도
너무 찌푸리진 말아야겠다
적당히 정말 엄마가 5를 해주면 나도 5 정도
4도 아니고 6도 9도 너무 많지도 않게
적당히 해야지 너무 말을 많이 하지도 말고
꼭 명심하자
엄마한테 말하면 약점이 되니까
나는 적당히 정말 적당히를 더 연습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에게 상처를 덜 주니까
그리고 지금 다이어트 헬스장에 걷기 말고도
집에서 홈요가라던가 더 찾아봐야겠다
헬스장에서 스쿼트나 이런건 많이 해봤지만 흥미가 안느껴져서 ㅜㅜ
약간 명상?체조도 좋았던거 같다
아무튼 내일은 바빠질것같다
엄마가 식사당번 가신다고 해서 일찍 교회에 가는데
어차피 나도 세례는 들어야 하고
약간 1시간 공백이 남는데
그때는 교회 주위에 여러곳을 산책겸 돌아다녀야 겠다
헬스장이 쉬는날이라 그곳에서 파워워킹이든 해야지
그리고 난 점심밥을 먹지 않을것이라서
칼로리바란스를 꼭 들고가야한다
안그러면 굶어야 하기때문에...
교회밥을 먹지 않는 이유는 여자 성도만 식사봉사를 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하는거 단 한번도 못봤다
가정에서도 요리를 해야 하는데 교회에서마저 밥을 차려야 하는게 여자의 몫이라면
성별이 뭐길래 너무 억울할것 같다고
엄마한테 얘기했더니 괜찮다고 웃으셨다
난 전혀 아닌데
지금은 여자들이 순응하고 그렇게 무료노동을 해준다 해도
나는 절대 하지 않을것이라고 속으로 열심히 내뱉었다
말로는 [나는 안할거에요.]라고만 했다
이번에 페미니즘에 대해 완전히 다 아는건 아니지만
이것에 대해 공부하니 화나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
숨쉬는것도 불편할만큼 misogyny(여성혐오)가 어디서든지 만연하다
전남자친구랑 예능을 같이보다가
여자를 때리려는 시늉이나 "골반보니까 애잘낳겠네~"라는 걸보고
[아 진짜 싫다 저런거]라고 얘기했다고
전남친이 나보고 너는 뭐가 그렇게 화나냐고 나는 툭내뱉은말에 불같이 화를냈다
내가 무슨 범죄라도 저지른것도 아니고 그냥 아 저런게 싫다란 말인데
죄책감들게 화를 내서 당황스러웠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도 취미로 하는것도 다 잘보면 미소지니가 포함된건데
뭘 좋아해야할지 모르겠다
다 내려야하나...싶고
모든게 화가 난다
사실 일기장에 페미니즘 이라는것도 적는게 두렵다
남자가 하면 정상남이고 착하고 바른청년이지만
여자가 하면 쌍쌍바year이거나 이상한사람 취급받는다
솔직히 너무너무 두렵다
한번 외치고 두번 외치고나면 덜 두려워질까
전에도 일기쓰다가 지웠다가 공개했다가 반복을 했다
그렇게 따지면 나이팅게일도 등불을 든 천사 라기보다는
전사처럼 망치를 들고 윗간부들이 숨겨놓은 구급상자를 깨서 사람을 구했고
여성참정권에 대해 힘썼는데 그것도 하나의 페미니즘인데 난 왜이리 겁을 낼까
나도 내 생각을 이해하기 힘들다
조금만 착한척 하던걸 진짜 내 속마음대로 행동하니까
나보고 나쁜year, 4가지 없는year이래
내 본래 모습인데 정말...피곤피곤해...
내일은 무조건 더 무표정을 기본값으로 가지고 갈것이다
피곤하게 웃고 싹싹하고 그런건 없다
한번 나쁜딸이 되니까 세상이 편하긴 정말 편하다
나 무슨말하다가 이렇게 일기가 길어진걸까
모르겠다
나만 생각하자
남을 이해하려하면 끝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