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벙어리장갑  
 이 밤.   .
조회: 103 , 2018-06-09 00:34

잠이 들지 못하고 뒤척인다.

마음은 언제고 쉬지 못할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네 얼굴을 보러가고 싶었다.

그냥 무작정 죽치고 계속 기다려서

네 그림자라도 보고 오고 싶었으나,

내 얼굴이, 내 몰골이 너무나 엉망이어서 선뜻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너무나 보고 싶어서 어쩌지를 못하겠는 밤.


그저 이리 뒤척이며 지난 생각을 깔고 누워서

나는 네 여전한 특유의 억양이며,

가끔은 크게 천진하게 웃는 웃음이며,

진심으로 걱정할 줄 아는 목소리며,

같이 영화를 볼 때의 숨소리며,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눈빛이며,

바다를 바라볼 때의 탄성이며,

숨기지 못하는 진심 따위들을 쉴 새 없이 돌려가며

생각한다.


그러면 밤은 언제나 맴을 돌아 내 곁에 눕고

나는 오래지 않은 이야기들이 벌써 이만큼이나 지났나 하고

뒤를 돌아보다가 잠드는 것이다.


너무나 보고 싶어서 어쩌지를 못하겠는 밤.

그런 밤이면 몸의 통증 따위는 또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다.

다만,

네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건네던 그 오래된 눈빛.

내 눈동자를 피하지 않고 바라보던, 그 진짜 눈빛만

자꾸 생각이 나 훌쩍이는 것이다.


이 밤에, 네 생각 너무나 절실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동동 거리는 밤.

한번만 보면 거짓말처럼 나을 것 같이

아픈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