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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합니다.
조회: 2233 , 2018-06-18 11:29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속도를 높이고 싶으나 연달아 장애물을 만나게 될 때 탈진을 경험한다.

탈진, 매너리즘, 권태를 느낄 때면 필연적으로 '무엇을 위하여, 누구를 위하여 나 자신을 이렇게 혹사 시키고 있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내가 지금처럼 살면서 젊음과 건강을 잃는다면, 이게 다 무슨 의미인가.' 내지 '기왕 헌신을 다 해 일하는 거 조금 더 의미있는 방향으로 갈 수는 없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과연 내가 말하는 '의미'란 무엇인가.
삶의 통찰을 배우는 것?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 
이 때, '삶의 통찰'이란 무엇이며, '다른 사람'의 범위는 어디까지가 될 것인가.
그리고 그 것이 의미있다 한들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행복이 줄어든다면 그 상황이 정말 내가 바라는 '의미 있는'것인가.

생각의 꼬리를 물다보면 결국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최근에 '세상'의 범위를 '내가 속한 사회'로 한정하기로 했었다.
아무리 내가 노력한들 전 지구적 차원의 환경 변화를 막을 수 없다.
빈민국의 어린아이들의 삶의 경험을 개선해줄 수 없다.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불합리함, 불공정함, 박탈감, 설움, 억울함 등을 해소할 수 없다.

기껏 할 수 있는 것이라봐야 '힘든 친구들 밥 사주기', '가족 행사 때 금전적 지원하기', '직원 급여, 복지 수준 높여주기' 정도다.
그럼, 위의 세 가지는 확실히 하고있는가?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면 내가 내긴 하지만 많아야 일 년에 3회 미만이다. 모임에 나가는 것에 큰 흥미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어서 못 나간다.
가족 행사도 정말 최소한으로 참석한다. 그마저도 내가 나서는 것이 주제넘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에게라도 확실하게 잘 해야하는데 그건 또 여러 이유로 못하고 있다.

1. 회사 현금 사정이 항상 좋은 게 아닌데, 급여는 높여놓으면 낮출 수 없다.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해야하기에 선심 쓰듯 할 수 없다.
2. 시장 가격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임금을 책졍하게 될 경우, 일은 정~말 하기 싫은데 '돈 때문에' 출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3. 사람들은 '바로 옆'사람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그렇기 떄문에 본인의 급여에 만족하더라도 옆 사람이 '불필요하게' 많은 급여를 받고있다고 판단되면 불만이 생긴다.
    즉, 객관적으로 볼 때 연봉 3,500 수준의 업무를 하면서 연봉 4천이면 받는다면, 본인은 만족하더라도 옆 사람이 연봉 3천 수준으로 하면서 3,500 받으면 그 것에 불만을 품는다. '저 사람이 왜 3,500이냐, 그럴거면 나도 4,500 달라'

멀리 내다볼 것 없이 난 지금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것부터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이 것부터 제대로 해결해나가야할 일이다.

"'의미'를 찾는 건 그 행위 자체로 무의미하다. 결국 '재미'를 찾아야한다." 라는 생각을 남기려다가 글이 조금 샜다.
어쨌든 '재미'있는 일만 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의미'를 찾으려고 '재미'없는 일을 잔뜩 하면서 사는 건 정말 바보같은 짓임에 분명하다.

정신 차려보니 5년차인데 내 생각의 1/10도 하지 못했다.
폐업하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성장하고 있음에 감사하라고들 한다. 감사할 일은 맞다.
그런데 그 것만으로는 위로가 되지 않는 게 진심이다.

연매출 10억. 재미있었던 경험, 그 과정에서의 배움을 빼면 '의미 없는'숫자만 남았을 뿐이다.
그마저도 사상누각이고 풍전등화인 것을 알기에 행복의 요소가 아니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볼 시간도 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하고, 
넘어졌다가 일어나서 상처도 확인하지 못하고, 먼지도 떨어내지 못하고 달려야 하는
내 신세가 처량하다면 충분히 처량하다.






carol   18.06.20

지금 되돌아 보시는 것으로도 충분히 멋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