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에 언어로 하는 생각을 줄이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일기를 써서 올렸었는데,
새삼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긴장의 끈을 늦추어도 곧장 언어로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가령,
오늘은 그냥 덥다,
정도면 충분한데-
나의 손은 이미
날씨가 나를 무력하게 만드는가
혹은 나는 그냥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 건가,
라고 일기를 적고 있었다.
이래놓고 에어컨 바람 쐬면 또 금방
'아 신난다'하겠지.
성찰이나 사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진짜로 내가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주변에 의해 촉발된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마치 내가 이 커피가 먹고 싶은 건지
아니면 5분 전에 지하철에서 보고 잊어버린 광고가
커피를 먹고 싶게 만든 것인지 구분해야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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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좋은 문구를 하나 보았다.
You don't have to control your thoughts.
You just have to stop letting them control you.
- Dan Millman
자신의 모든 생각을 통제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생각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뿐이다.
- 댄 밀맨
맞는 말이다.
조금만 여유로워지거나 할 일이 없으면
나는 나의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한다.
우리의 뇌는 절전 모드가 없는 모양이다.
잠이 들면 꺼지고 일어나면 켜지는 기능은 있는데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할 때 잠시 쉬는 절전 모드가 없다는 말이다.
명상은 바로 언제든지 이 절전모드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연습 아닐까.
요즘은 생각이 꼬리를 물면 마음 속으로 '0'을 되뇌인다.
이것 저것으로 연습해봤는데
0이 제일 잘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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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환경 셋팅을 좀 다시해야겠다.
우리 뇌는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그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진다.
새로운 것이 가장 흥미롭고 반복되는 것은 지루한 이유다.
지금 내 일상이 다소 반복적이고
별로 변화가 없어서 아마 민감도가 낮아졌을 것이다.
변화들을 이것저것 추가해봐야겠다.
일단 봉사활동을 하나 시작했고
다음 주에는 방 구조를 바꾸고 좀 꾸며보아야지.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새로 구하고 나면 마라톤 연습을 해볼 생각이다.
그 후의 일은 그 때 생각하겠다.
나 자신과의 약속 하나.
아르바이트 구하고 첫 월급 타기 전까지는 앞으로에 대해서 굳이 생각하지 않기.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 말고
그저 내게 필요한 조건들을 충족시켜 주면
길을 알아서 찾아나가게 되어있다.
이 간단한 것을 왜 자꾸 까먹고
스스로 통제하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
그만.
정신 차리고.
다음 한 주 동안 할 일은
아르바이트 구하기
운동하기
딱 이 두 가지 :-)
다행히 내일 친구랑 강릉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생각을 잠시 멈추고 리프레쉬하고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