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행복한 방황을 하고있다.생각해보니, 10년을 기다렸던 순간을 살고있다.
이렇게 오랜 기간 집중해서 방황할 수 있었던 게 처음인 것 같다.
10년 전 오늘, 난 수능을 준비하고있었다.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5년 전 오늘, 난 사업을 준비하고있었다.
실패, 재도전, 작은성공, 시련, 작은성공
그리고 오늘, 난 방황을 하고있다.
행복한 방황.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하면서
하고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고싶었던 꿈을
10년에 걸려서 이룬 것인가.
10년 전에 이미 했어야 할 방황을 이제야 하고있다.
많은 친구들은 이미 스무살이 되면서 할 수 있었던 방황을,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입장이다보니 좀 뒤늦게 하게된거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나 스스로를 볼 땐 무척 늦은 것인데,
모두들 내가 무척 빠르다고 생각한다.
부러워하는 이가 있으니
시기질투하는 이도 있겠지.
그들이 부모의 그늘 아래 맘편히 공부하고 놀러다닐 때,
난 그러지 못했던 것을 이제야 좀 해보려는 것 뿐이다.
10년이 걸려 꿈을 이뤘구나 싶었는데,
누군가에겐 태어났을 때부터 보장된 일상이었던 것이고......
10년 전, 쉬운 선택을 피하고 어려운 선택을 했던 과거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10년 후, 쉬운 선택을 피하고 어려운 선택을 한 오늘의 나를 칭찬해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