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워킹홀리데이로 캐나다에 와 있다.
뭐라 말할 것 없이 편안하고 즐거운 생활을 하는 중이다.
일도 집도 잘 구했고,
너무 예쁜 로키산맥 관광지로 와서 자연도 실컷 즐기는 중이다.
그리고 다음 주에는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로 이사를 간다.
이제 즐겁고 행복하는 데에는 조금 물린다.
사실 편안한 것만큼 생물학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일이 어디 있을까?
문명의 범주 안에서 사람이 하는 사회적 활동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압박감, 도전과 실패는 생물학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배부르고 편안하고 행복하면 그게 가장 그만이고
이미 그런 상태와 그런 조건을 찾았는데
그걸 박차고 나갈 이유가 몸에게는 없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시골에서 안정적인 직장 잡고
스트레스 없이 편안하게 평생 살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도무지 만족이 되질 않고 자꾸만 고개를 들어 다른 곳을 본다.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과 더 큰 만족을 바라는 욕심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마음일까
아니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따로 있는 걸까?
그리고 얼마나 더 마음의 욕심을 따라서 움직여야 답을 알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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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확실한 건 이제 뭔가 좀 의미가 있는 것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똑같은 생활이 아니라
뭔가를 공부하고 변화를 만들어내고 의미 있는 것을 남기는 생활.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려 노력하면
결국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었다.
그 생각이 변한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어떻게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지 다 배웠을 뿐.
수영을 배울 때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일상을 사는 데도 다음 스텝이 있을 뿐이다.
넌 왜 그렇게 변덕이 심하니, 할 것은 아니다.
자유형 처음 시작할 때 팔 돌리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그리고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은
내 마음이 변덕스러운 게 아니라 내가 이미 팔을 돌릴 줄 알게 되었기 때문에
관심사가 다음 문제로 넘어갔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이미 마음의 행복을 찾았으므로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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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럽게도 내가 원하는 순서로 인생을 살고 있다.
구체에서 추상으로가 안 되는 모양이다.
그 많은 추상적 문제들을 모두 해결한 후에야,
구체적인 문제들로 관심이 돌아간다.
고통, 우울, 불안, 행복
이것들을 모두 배웠으니
이제 사람이 오래 생존하는 데에 필요한 구체적인 것들
- 돈, 직장, 커리어, 집, 등등 - 을 염려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