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누가 문제일까
무엇이 문제일까
어떤 상황이 문제일까
이 책 저 책 뒤적이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러 다니며
엉뚱한데서 답을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질문이 잘못된 건 아닐까 생각해봤다.
일체유심조.
모든 것이 내 마음의 문제라는 전제를 단단히 했다.
그러자 진짜 문제가 보인다.
재미가 없다.
배움 그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쉽든 어렵든 새로운 경험 자체에 재미를 느끼고
그러던 나이가 지난 것이다.
10대엔 모든 것이 낯설고
20대엔 모든 것이 새롭다.
30대가 되니 무엇이든 대충은 아는 것 같다.
심지어 아무리 좋은 일도 금새 나쁜 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이제 재미가 없는거다.
일에서 재미를 잃은지 얼마나 된건가.
그 때가 바로 '박수칠 때 떠날 때'였는데, 그 때는 전혀 몰랐다.
책임감만으로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
그 책임감이 헛된 것이며, 책임감 위에 이룬 것은 허업이란 인식이 생긴 이상.
그동안 하던대로 하고, 살던대로 살긴 글렀다.
변화가 필요한 때다.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