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침중 꿈 꿈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타입이지만,
무슨 생각으로 이런 꿈을 꿀 수 있나 궁금할 법한 꿈을 가끔 꾼다.
이미 기억속에 희미해진 사람이나 장소등이 너무 현실적으로 그려질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년이 다 되어 희미한데,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한국 타이어에서 실습을 했을때다.
추운 겨울날 야근을 하며 뜬금없던 쌍욕으로 날 더 강하고 독하게 성장시킨 사람이 있다.
바로 내 최악의 사수 아저씨와 길에서 마주치는 꿈을 꿨다. 물론 그가 심하게 욕을 했지만 그 말을 흘릴 여유 없이 충격을 받을만큼 그 당시의 난 어리고 여렸던 것 같다.
보통 꿈에서의 내 모습은 굉장히 내 본능에 충실한 사람으로 비춰지는데, 꿈에서 그와 마주친 나의 모습은 굉장히 떳떳했다. 자리를 회피하듯이 날 지나치려는 그에게 자신감 있게 먼저 인사를 건냈다. 나 지금 이정도로 정말 사람답게 잘 산다는 것을 과시하듯이.. 그는 머쓱하며 나에게 존대로 대했지만 그것 또한 예전처럼 말 편히 하라고 여유를 부렸다. 그리고 지금은 연락이 안되지만 예전에 잘 지냈던 대학교 선배나 사회에서 만난 형들도 103번 버스에서 만났다. 이미 18년에서 20년정도 연락이 두절된 사람들이 여럿 나왔다. 꿈은 꿈일 뿐 무의미하고 부질없는데 뭐 그리 상세하게도 그려졌는지 참... 생각해보니 그들과 함께 지낼 당시의 난 너무 젊고 어렸으며 앞날에 대한 날카로운 계획보다는 당장 어떻게 해야 즐겁고 재밌을지가 먼저인 철없고 대책없는 사람이였다. 물론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철이 들지만 오랫동안 철이 들기 싫었던 나 또한 내가 모르는 사이 현실과 미래를 신중하게 생각할 줄 아는 진지한 어른으로 성장한 것 같다. 확실히 청춘의 뜨거운 철없음은 5년전 누군가를 주체가 안될만큼 뜨겁게 좋아했을때가 마지막인 것 같다. 그땐 스스로도 다시끔 대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을만큼 굉장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것 같다. 앞으로 살면서 그정도로 나의 순수한 열정에 스스로 감탄할만한 일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심심하게 흔들림없는 자신의 모습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가끔은 어릴적 내 모습이 그립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안되기 때문에, 한국에 나가는 날에는 철없던 내 모습을 난 다시 꺼내 입을 것이다. 과연 올해는 나갈 수 있으려나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