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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레
 일 잘하는 사내 / 박경리   공개
조회: 5217 , 2009-07-16 13:34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젊은 눈망울들
나를 보며 물었다



다시 태어나면
일 잘하는 사내를 만나
깊고 깊은 산골에서
농사짓고 살고싶다
내 대답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울었다고 전해 들었다
왜 울었을까



홀로 살다 홀로 남은
팔십노구의 외로운 처지
그것이 안쓰러워 울었을까
저마다 맺힌 한이 있어 울었을까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을거야
누구나 본질을 향한 회귀본능
누구나 순리에 대한 그리움
그것때문에 울었을 거야


( <일 잘하는 사내> 전문 /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中)


언젠가 아는분과  얘기를 나누다 물어본 적이 있다.
마음에 떠오르는 자신의 행복의 이미지를 표현해볼 수 있겠느냐고.
그분은 마흔 초반의 미혼인 대학 강사였다.
그녀는 커다란 나무 아래 앉아 산들 바람을 느끼며 편하게 쉬면서
아름답고 고요한 주위 정경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러자 "그리고 그 속엔 또 뭐가 있나요?" 라는 나의 물음이 이어졌고
"그리고 뭐가 있을까..... 없는데요." 라는 그의 대답에 좀 으아해했던 기억이 난다.

나의 그것에는 주위 배경은 항상 아무래도 좋았다.
그곳이 산이 건, 바다 건, 섬이건  상관없이
나의 그것엔 항상 어떤 사람이 있어야만 했다.

이 시에서 처럼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가" 라거나
내가 어떤 분께 물어본 것과 같은 질문을 받았을때
조용히 눈을 감으면 마음속에 떠오르는 대상...
회귀본능, 그리움...
 아마도 영원으로 통하는 길의 입구가 거기 어디쯤이 아닐까...



okohy   09.07.16

전 다시 태어난다면, 비가 되고싶어요..

난아무도안믿어   09.07.16

정 다시 태어나면, 세븐이 되고 싶어요..

티아레   09.07.16

멋질 것 같아요... 비, 구름, 바람...

프러시안블루_Opened   09.07.16

난 오토바이를 몰고 세계를 여행하고,
여행중 만난 사람들에 대해 글을 쓰고
그것으로 밥벌이를 하고,
자주 외로워하고...
그렇게 살고 싶군요

<언젠가 저길을 가보리라>라는 여행서 제목에 가슴이 울립니다 ㅎㅎㅎㅎ

내생에 봄날   10.04.29

제가 참 좋아하는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