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지치는 날이다. 엉망이어서 그런건가.
엄마의 49번째 생일이어서 그런걸까. 나 그 나이까지 살 자신 없다.
그 전에 증발하고 싶다. 모르겠다 그 나이때에 난 무엇을 갖고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지.
권태롭기도 하고 기뻤던 날들도 있고, 잠깐 행복했던 때도 있긴 했지만
이 23년을 두번 반복하고 3년 더 살면 그 나이를 맞는데. 어떻게 살지 아득하다.
그러다 보니 퉁명스러워진다. 살아서 뭐해, 라는 이런 무시무시한 단어마저 뱉어버리게 된다는.
엄마의 삶은 지금 행복할까. 매일 결핍 투성이였던 엄마였는데.
설거지를 하다 문득 감사하는 마음을 잊어버린 것 같았다.
사실 이거 축복인데. 내 삶. 엄마의 삶도. 다른 사람들도 말한다, 우리엄마처럼 살 수 없다고.
하고 싶은 일도 있고 학원도 있고 차도 있고 집도 있고 땅도있고
여행도 갈 수 있고. 이렇게 다 갖춘게 우리엄만데, 항상 엄마는 뭔가 채워지지 않았다고 말하셔서 그런가.
그 나이때는 뭔가 갖지못해서 불행할 것만 같다. 너무 비극적인 생각인가.
아무튼 나는 지금 감사하는 걸 까먹고 있다. 너무 배불러서,
배부른 고민만 하는 중이랄까. 정작 내 객관적인 위치 바라보지 못하고
나 이정도밖에 안되ㅠㅠ라고 징징대며 없는 것들만 바라는 꼴. 잘나지도, 예쁘지도 않은 것 같아서.
뒤쳐지는 것 같아서 불행해지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 정말 가진거 많은 사람인데.
여기를 보자, 그리고 이 앞에서 최선을 다하자.
내가 가진 것들을 감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