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노량진이라는 곳엘 가봤다.
저번에 9급공무원 다큐에서 봤던 건물과 광경들이 펼쳐져 있었다.
TV에서 봤던 컵밥집도 보이고, 구석구석 독서실도 보였다.
공부하고 있는 친구의 얼굴을 몇 개월만에 보고, 맛난것도 사주고, 응원도 해줄겸 갔는데
거기서 본 광경은 왠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정말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학원들과,학생들,독서실,쪽방같은 주거지들...
랄까...직접보니까 마음이 더 먹먹해져왔다.
친구가 준비하는 시험은 매해 한 학원에서 약 2천명의 학생을 수용하는데 그 중 80명만이 합격문에 도달하게 된다고 한다. 그 시험은 일 년에 한 번 있는 그런 시험이다.
물론 도전하는 삶은 아름답고, 노력하는 자보다 빛나는 사람은 없으나...
나며지 1920명은.....어떤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물론 다른 학원까지 더하면 그 수는 엄청나지만....)
결국 나머지는 들러리가 된다는 얘기인데....
아직 내 자리도 못찾은 주제지만, 주제넘게도 이 세상에 사람 하나 설 곳 없다는 그런 가여운 마음이 들어 안타까웠다.
그 좋은 나이에, 또 그 귀한 시간들을 그렇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 할 수 있는 그런 투자가 아닐까....
물론 거기서 내가 동정의 혹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봤던 이들이
후에는 나보다 더 빛나고 더 좋은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그것들은 그들이 했던 노력들에 상응하는 아주 좋은 결과일 것이다.
다만 나는 그냥 오늘. 양지에 서서 따뜻한 햇빛을 받을 성공할 그들보다, 음지에서 추위에 떨고 있거나 혹을 떨게 될 그 누군가, 불특정 다수들에게 조금 마음이 쓰인다.
나의 성공은 중요하다. 나의 성공은 중요하지만,
가끔은 남의 아픔이나 불행에도 내 일인것 마냥 측은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