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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러시안블루_Opened
 not 국영수 but 읽고, 쓰고, 말하기  
조회: 3563 , 2011-09-22 22:41

기업에서는 대졸자를 뽑지만 중학교 과정만 정상적으로 이수했다면 회사 업무를 수행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수학 능력은 지난달 매출이 80억원이고, 이번달에 90억원 일때
성장율을 계산하는 엑셀 수식을 유추하는 정도의 능력이다 (성장율은 125%이다)

우리 교육 과정에서 정말 필요한건 국영수가 아니고,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인거 같다.


1. 읽기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경험을 통해 얻는 지식이 매우 중요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고 경험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은 30년전의 지식이고,
졸업을 하면 그 30년의 Gap을 자습을 통해 메꿔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학습하지 못한다

책을 통해서 지식의 부피를 불려갈 수 있는 능력, 
그게 읽기 능력이다


2. 쓰기

요리사가 요리만 잘하면 부엌에 계속 계셔야 하잖아요 ?  (웃음)
근데 내 요리가 뭔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지식컨텐츠 시대의 지식인이 되는 거예요.
내 직업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내 직업이 무엇이지
말할 수 있는 자가 지식인이예요.

국민강사라고 불리는  김미경씨가 '한 말'이 아니고,  '쓴 글'이다

사실 김미경씨가 쓴 글중 "뭔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뭔가를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바뀌는게 맞다
어떤 일을 하던 그 일에 자기의 철학과 관점을 가지는 것은
말하기 능력보다는 쓰기 능력과 관련이 더 깊다는게 내 생각이다

말은 누구도 할 수 있지만 쓰는 것은  갈고 닦은자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그 걸 활자로 옮길 수 있는 능력,
그게 쓰기 능력이다  (불행히도 난 쓰기가 안된다)


[2011.10.9일, 기존 일기에 첨언하다]
이전에 쓴 일기를 다시 읽어보니 이 부분은 너무 거창했다.
그냥, 직장인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쓰기 능력은
이메일이나 기안문을 작성할때
콤팩트하면서도 빠진 내용없고,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는 능력 정도로 해두자.
이마저 훈련이 안된 직장인이 60%는 넘지 않을까?



3. 말하기

대화도중 인내를 시험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결론을 빨리 듣고 싶은데 상대방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배경 설명에 말의 8할을 소비한다.
그나마, 배경설명을 하는중에 애초에 말하고자 했던 바를 까먹는 자가 부지기수다.
허탈하다.

결론을 기다리며 내 뇌는 팽팽히 긴장하고,
그 긴장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녹초가 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을 밷는 것 
이게 말하기 능력이다


cjswogudwn   11.09.22

3. 말하기 능력에 관해서...진짜 공감하는 부분이 있네요.
사회생활에 정말 필수적인 대화법이 두괄식 회화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봐요.
제 남자친구가 진짜 대화가 재미없는 타입인데, 그게 다 하고싶은 이야기의 본론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그 사람은 제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서, 제가 하는 말을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요. 그래서 그걸 충고해도 기분만 나빠할 뿐이네요.

말이 장황한 사람은 글쓰기도 어렵습니다. 글쓰기란 자고로 목적이 있어야 흐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무얼 생각하고, 무얼 위해 이야기하고 쓰는지 파악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이끄는 힘있는 글을 쓰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저의 경우)

프러시안블루_Opened   11.09.23

몽상가님은 글 잘쓰세요.
몽상가님 일기는 진솔하고 재미있거든요
그렇게 힘빼고 글 쓰는 능력이 아무에게나 있는게 아니에요

bklove   11.09.23

ㅋㅋ 제목보고 수험생 일긴줄알았는데 뭔가 반전(?) 느낌이네요 ㅋㅋ 쓰기가 안된다고 하셨는데.. 위에 글 참 잘쓰신것같은데요?? ㅋㅋ

bklove   11.09.23

저도 한가지 이해안가는것중에 하나가 영어가 필요없는 직무일지라도 무리한 영어실력을 요구하는 회사들... 모두가 다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는거자나요? ㅋㅋ

프러시안블루_Opened   11.09.23

그렇죠? 영어는 운전면허증 같은거라고 생각해요. 못하면 불편한..그런데, 그게 영어를 사용하는 직무건 그렇지 않은 직무건 채용요건중의 하나인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전산이야기>라는 책을 보니까 그 회사 대표는 밥빨리 먹는 사람을 뽑는다는 채용 기준을 가지고 있더군요.

빨리 밥먹고 일하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밥을 빨리 먹는 사람들이
더 추진력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제겐, 차라리 이런 기준이 더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티아레   11.09.23

제겐, 차라리 이런 기준이 더 유리할 것 같습니다, 라는 말이 올 줄 알았어요ㅎㅎㅎㅎ
채용시험장에서 모든 응시자들이 밥빨리 먹기 시합하는 장면이라,,,ㄷㄷ 그건 더 무섭네요ㅋㅋ

몇년 전 강준만이 쓴 "영어 제국주의"라는 글을 읽으며 한글학회, 국어문화운동본부 등이 KB(국민은행), KT(한국통신)의 로마자 이름과 간판이 국민정서에 큰 해악을 끼쳤으므로 이를 고치고 응분의 배상을 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였던 기억이 나기도 하고ㅎㅎ

치열한 경쟁시스템이 존속하는 한 진입장벽으로서의 채용시험은 불가피하고, 영어가 아니더라도 영어를 대신하는 또 다른 과목으로의 대치가 있을 뿐, 다른 경쟁자들 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과 그로 인한 폐해라는 문제의 본질은 해소되기 어렵지 않을까요. 블루님도 얘기하셨듯, 대학 안나와도 업무 수행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회사들이 실제로 대부분일텐데, 제시되는 기준이나 시험과목을 통해 요구하는 능력이 업무수행에 필요한 정도의 합리적인 선이라면 그 정도의 능력을 갖추지 못한 응시자가 얼마나 있겠느냐는 거죠.

어쨌거나 변별력이 있는 걸름장치는 필요한데, 누구나 단기간에 습득 가능한 기능이나 암기과목은 너무 변별력이 없고, 신체적으로 특정인에게 유불리해서도 안되고(밥 빨리 먹는 사람같은), 수학처럼 정말 쓰잘데 없는 과목도 좀 그렇고, 적당히 어렵고 습득하는데 시간도 좀 걸리면서(이 과정에서도 좀 걸러지나까) 배워놓으면 생활이나 업무에 쬐금은 필요하기도 한 뭐 그런 과목으로 영어가 그 기능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저도 현실적으로 더 좋은 대안이 있으면 좋겠다는 데는 동의하구요.

closer   11.09.23

어제 방영된 하이킥이 생각나네요. 백수 백진희 양이 면접을 보러 갔는데 사장이 자기는 젊었을 적 짜장면을 10초 만에 먹고 다시 일을 하러 갔다 했더니 백진희 양은 자신도 그럴 수 있다고 해서 자장면 9.74초 안에 먹고 합격한 이야기가 나와요 ㅋㅋ

저는 적성검사나 성격검사 같은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어떤 일이 적합할지도 나뉘어지는데, 티아레님 말씀처럼 영어 점수가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혹은 성실성을 평가하는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영어 점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해하지만(사실 영어 점수가 높은 사람은 다른 공부나 일에도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래도 그건 너무 일률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ㅠㅠ

티아레   11.09.23

글구, 대화 도중 인내를 시험하는 사람,, 그거 딱 제 얘기네요ㅎㅎ
공적인 대화에선 안 그런 편이지만, 편한 사람하고 사적인 대화를 나눌 때는 친절하게 배경 설명하다가 어느새 삼천포로 빠졌다가 다시 돌아나오기 일쑤고ㅋㅋ
상대방이 결론을 재촉하면, 속만 태우고 말 안해준다며 삐지기도 하고ㅋ
결론 먼저 말해주면 더이상 내 얘기에 집중을 안해줄 것 같아서 그런 경우도 있는 것 같고, 대화의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생각이 더 명확하게 정리가 되면서 결론이 도출될 때도 많은 것 같고..

남자들은 확실히 그런 거 싫어하는 거 같은데, 서로 얘기가 잘 통하는 여자들끼리는 대부분 그런 대화를 즐겨요. 같이 이야기의 숲을 거니는 그 과정 자체를. 도착지 당도 못지않게.

closer   11.09.23

ㅋㅋ 숲을 거니는 과정을 즐긴다는 거 조금 공감이 가네요~ ㅋㅋ 저도 친구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결론이 없이 이야기가 여기저기로 옮겨다니는데 누구 하나 그렇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오로지 즐겁다는 자체로 즐거워하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