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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독고준 (고종석)  
조회: 3034 , 2011-12-29 14:25
내 글은 이를테면 표준적 문장인듯 하다(젠체하는게 아니다). 나는 '어떻게'보다 '무엇을' 더 중시한다 (122쪽)


누구나 자기보다 나이가 아래인 사람의 좋은 책을 처음 읽을때 기분이 묘해진다.(148쪽)


6월 항쟁이 일종의 전쟁이었다면, 아버지는 늙은 사병 이었다 (158쪽)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힘세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과 힘셈은 젊음이 지나간 뒤에야 실감의 영역안으로 들어온다. 아니, 젊음이 그  자체로 아름답고 힘센 것은 아닐지 모른다. 그 아름다움과 힘셈은 시간의 미화작용이 낳은 환상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의 젊음은 바스러질 듯 힘겹고, 날 것으로 누추하기 십상일지도 모른다. 그 시기는 한 영혼이 세상 속으로 진입해 처음으로 세상과 불화를 격는 시기이다. 그 시기의 기억은 대체로 성년 이후의 기억들보다도 오히려 더 또렸하다.(159쪽)


그(유시민)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씨의 "우리는 대단히 편파적이다. 그러나 편파적이 되는 과정은 대단히 공정하다"라는 말을 매우 긍정적인 맥락에서 인용했을때, 그 것은 자신의 글쓰기를 변호하는 것이기도 했다. (236쪽)


미국인 신화학자 비얼레인의 <세계의 유사 신화>는 서로 다른 문화권의 신화들이 얼마나 닮았는지를 살필 수 있는 입문서다. (245쪽)


아버지의 그 독립성은 시몬 베유의 말을 연상시킨다. 자신과 홀로 마주 서 있는 정신 속에서만 사상은 형성된다. 집단은 결코 생각하지 못한다. (254쪽)


말하자면 이제하 씨의 홈페이지에서는 글과 그림이 서로 삼투하며 행복하게 공존한다. (255쪽)


로맹가리의 에피소드가 알려준 것 : 어떤 수험생은 시험관 試驗官보다 뛰어나다. 그런데 시험관보다 뛰어난 수험생은 불행해지기 마련이다 (282쪽)


김일성의 글을 읽는 것은 지루하다. 그의 글(대부분 연설문이지만)은, 너무나 당연해서 굳이 입 밖에 낼 필요도 없는 쓰레기들과, 너무나 엉뚱해서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쓰레기들로 채워져 있다 (286쪽)


한국의 유사파시즘 정권을 몰아낸 것은 좌파가 아니라 자유주의자들이었다. 이 것은 우리가 흔히 잊어버리고 있는 진실이다. 자유주의자들이 좌파에게 빚을 진게 아니라, 좌파가 자유주의자들에게 빚을 졌다(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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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의 근작 제목인  <독고준>은 최인훈 소설 '광장'과 '회색인' 주인공인 그 독고준이다.
말하자면,  고종석은 '독고준'이 살아있다면 이런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해서 독고준의
일기 형태로 소설을 쓴 것.

그러나 독고준에게서는 故 김현의 냄새가 짙게 풍기고, 
형식상 독고준의 일기를 빌렸을뿐 일기는 고종석의 생각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 걸 소설의 한 형식으로 봐야할지.... 잘 모르겠다.


성과는 고종석 산문의 현란한 비유와 은유의 패턴을 깨닫은 것.
어쩌면 그 것은 고종석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