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2876 , 2012-10-04 09:22 |
저도 님과 같은 후회 많이 합니다
불혹은 훌쩍 넘겨, 지천명을 앞두고 있음에도
내가 정말 뭘 잘하는지? 무엇을 하다가 죽고 싶은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때문에, 제가 조언할 입장은 전혀 아니지만,
굳이 조언을 청하셨으니 한말씀 드린다면,
가장 큰 문제는 이제 1학년이신데 벌써 학업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는 부분 같습니다
저도 적성에 맞지 않은 공부 하느라 마음 고생이 심했어요.
공대생이었는데, 도서관에서 시집을 뒤적이는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전공책은 복사해서 보고, 시집은 돈을 주고 사곤했지요.
그러다 보니 학교도 많이 빼먹었어요.
간만에 학교를 갔더니
친구들이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오던 기억은 지금도 가끔 꿈에 등장합니다
왕따는 아니었고, 그땐 삐삐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예요
저는 젊은 시절의 귀중한 4년을 좀 더 흥미있는 분야를 공부하는데 투자하지 못한 점이 후회스럽습니다.
님의 나이에 경제학이나, 심리학쪽 공부로 돌아섰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곤 하죠
이제, 인생사는 세옹지마 라는걸 알기 때문에 밥벌이를 더 잘했으리라고 장담하진 않습니다만,
생이 밥벌이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어쨌거나, 가까이 닥친 문제를 우선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님도 쉬시는 동안 학업에 대한 흥미를 높이거나
그 길이 정 아니라면, 다른 길을 찾아보는게 어떨까요?
요새는 과거보다 부전공, 편입, 전과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나요?
처음부터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해서
잘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이일 저일 부딪치다 보니 본인과 딱맞는 일과 마주치고
순전히 재미때문에 그일에 매진해서 성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러나, 제 생각엔, 이일 저일 해보는게 사실 <용기>의 영역에 속하는 일입니다.
쉬워 보이지만 아무나 그렇게 못한다는 뜻이죠.
고작 토익점수 20점 올리기 위해서 젊은시절 배낭여행 한번 못가는 젊음이 얼마나 많을까요?
경험을 많이 하시되,
그 경험이 가능한 어떤 일의 정수와 닿아있는 일이면 더 좋을듯 합니다
가령, 같은 알바라고 하더라도
까페에서 서빙하는 일과 랜케이블 포설하는 알바는 많이 다르죠.
전자는 얻는게 별로 없겠지만,
후자는 시다를 하더라도 랜공사하는 지식이라도 얻을테니까요.
후자가 훨씬 더 정수에 닿아있는 일입니다.
살아보니,
사람들은 본인의 능력으로 기회를 잡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먼저 그 기회는 사람과 함께 오는거 같습니다.
==>"사람과"에 굵은 방점 찍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어떤 상사와의 악연이 터닝포인트를 만들었지요.
사람과 부딪치고 만나는 일을 지나치게 두려워 마세요
사람이 책보다 수백배 더 많은 기회를 줍니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