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주와는 달리 마음이 편안하다.
물론 하루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기 싫고
학교에 가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어서 내가 짊어진 무게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
그리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과 달라진 것은
그런 나의 모습들을 그냥 편안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다.
나는 지금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다른 삶의 모습을 꿈꾸고 상상한다.
지금 나는 그렇다.
일 하는 곳의 사람들과는 잘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지금 내가 그렇다.
얼른 복학하고 싶기만 하고
얼른 심리 치료를 다 받고
마음이 홀가분해졌으면 좋겠다.
그냥 지금 내가 그렇다.
이런 나는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뭔가 고쳐야 하는 것도 아닌
그냥 나이다.
.
.
그랬더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나는 예전과 똑같은 나이고
똑같은 모습인데도
그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빠와도 마찬가지.
오빠에게 아무것도 털어놓지 못하고 있는 것,
오빠와는 달리 사람들도 잘 만나지 못하고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있고
내향적으로 지내고 있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지금은
그게 나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냥 이게 나라는 것을 인정하니
아무것도 스트레스 받을 것은 없었다.
.
.
인식과
인정이라.
.
.
행복의 열쇠 하나를 더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