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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하나
13.03.24
집착이라니요. 아주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전 남자친구하고 사귈 때 그런 경험을 했거든요. 저도 남자 아이들과 아주 스스럼 없이 지내는 성격이에요. 남자들하고만 술을 먹기도 하고, 남자아이와 단 둘이서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남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남자아이와 백허그를 하면서 놀기도 하고. 나는 그냥 친구니까, 아무런 감정도 없고, 내가 스킨쉽을 했을 때 가슴이 뛰는 건 오빠밖에 없으니까 그런 건 당연히 괜찮겠거니, 생각했지요. 그런데 오빠가 어느 날 저한테 그러는 거예요. 제가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날, 오빠를 안 만나고 친한 남자애를 만나서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하고 돌아가던 날이었어요. 사실 만난다는 말도 미리 안하고 만나러 가면서 '나 누구누구 만나러 가는 중이야'라고 했었거든요.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아, 정말? 몰랐네.' 서운해 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제가 그 친구랑 논다고 몇 시간 동안 카톡을 안 했었죠.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빠한테 카톡이 왔어요. '다 만났어?' 잠시 대화를 하다가 제가 너무 피곤한 나머지 집에 들어가서 카톡한다고 했는데, 오빠가 그러더라구요. '나는 기분이 나쁘다. 내가 너한테 뭔지 모르겠다.'고. 물론 단순히 남자아이와 있어서 기분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그 말 속에서 오빠가 서운했고, 저한테 특별한 사람이고 싶어했고, 그런 감정들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제가 알아서 조심했어요. 내가 친구랑 놀아서 아무리 즐거워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것 때문에 기분이 상하면 그건 내가 싫다. 오빠 기분 배려하자, 라고. 그렇다고 뭐 아예 안 만난 건 아니지만, 그걸 배려하면서 만나는 것과 배려하지 않으면서 만나는 건 다른 것 같아요. 그 전에는 만나도 '만날게!'라고 아무렇지 않게 만나고 했는데, 그 다음에는 '오빠, 나 누구누구 만날 거야. 괜찮아?'라고 '신경을 썼'거든요. 그랬더니 제 마음도 편하고 좋았어요.
얼마든지 연인 사이에 신경 쓸 문제라고 생각해요. '너는 너, 나는 나'가 되면 참 좋겠지만서도. 그리고 그런 거에 집착하지 않기 위해 아예 자유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안 된다고 해서 자신에 대해 혼란스러워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당연하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있는 것이 걱정스러운 것은. 질투가 나서 못하게 하는 연인들도 허다한 걸요.
잘 이야기해 보세요.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라는 것보다 여자는 '나는 이런 느낌이 들어, 나는 이런 감정이야'라는 말에 더 감응한답니다. '연인 사이에 그 정도 간섭은 당연한 거잖아. 그러니까 너무 밤늦게 다니지마.'라는 것보다 '나는 네가 그렇게 늦게 다니는 게 너무 걱정이 돼. 그리고 나는 솔직히 말하면 싫기도 해. 물론 네 자유기는 하지만 나는 그래.' 가 훨씬 더 여자친구분을 더 잘 이해시킬 수 있을 거예요.
다만 조금 걸리는 부분은 '내가 만나지 못하게 제제를 준다.'는 부분인데, 어느 정도까지 간섭하시는 지를 잘 모르겠어서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네요.
우아 말이 엄청 길어졌는 걸요?(웃음) 하나도 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이 문제로도 많은 고민을 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아무튼 저는 더 심하게 질투했어요. 그냥 친한 동생한테 잘 해주는 것도 막 질투가 나던데요? 못하게 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그랬어요. 그리고 오빠도 항상 저한테 물었어요. '나 어디어디서 뭐 실습하는데, 여자애랑 둘이 하는데 괜찮아?' 라든지. 당연히 서로 배려할 부분인 것 같아요.
사티로스님이 틀리신 게 아니고, 여자친구분도 틀린 건 아닌 것 같아요. 그저 서로 조금 다를 뿐. 본인 중심 잡으시고, 잘 조율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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