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린다..   생각
  hit : 2286 , 2013-10-31 01:34 (목)
일기라도 쓰지 않으면.. 마음이 떨려서... 아니..
그냥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다...
오빨 만나고 좀전에 왔다..
처음 만났을때... 약간 변한듯하고 힘없는 목소리와.. 마른 뒷모습이... 너무 마음 아팠는데..
오빤.. 여전히 오빠다...
내가 좋아하던 모습... 그대로였다...
힘이 없었지만... 너무 말랐지만... 내가 좋아했던 오빠..모습 그대로..
왠지 같이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울다 웃다했지만... 같이 있는 것이 좋았다..
오빤 통장도 이미 정리다해놨다하고.. 마음도 많이 정리하고 있는듯 했지만...
오빠 역시 두려워 하는것 같았다...
그래도 지금은 다행히 복수빼고... 항암약이 잘 듣는지 다시 복수가 차지 않아서... 몸이 아프진 않다고 했다. 항암약때문에.. 힘이 많이 없고.. 제대로 먹을 수 없지만.. 지금정도면 살 것 같다고 했다..
복수 빼기 전에는 몇달동안 고생 많이 했단다...
아픈데 배는 자꾸 불러오는데 병원에서는 괜찮다고만해서... 괜찮은가 했는데.. 제대로 못자고.. 못먹을 정도로 아팠단다...
그러다 너무 아파서 병원가게 됐는데 그제서야 의사가 큰일났다고 했다네...
그때 뺀 복수가 4리터라니...휴...
그동안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집에도 말못하고.. 어느 누구한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혼자서... 견뎌야만 했으니....
같이 있었어야 하는데 싶으면서도... 그냥 만감이 교차....
오빠도 나도.. 잘못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아니 .. 아픈 사람 모두들... 뭔가 잘못해서 그런건 아닌데...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내가 2년전 여름... 같이 정기검진 받으러 갔다가 시작된 .. 시간들...
별 생각없이 갔었는데.. 그때부터 우리의 인생은 바뀌었다...
그전에는 한없이 평범했던 우리였는데...
나는 의사 면담이 빨리 끝났었는데... 유난히 길었던 오빠의 면담..
그래도 별 생각없이.. 오빠가 나오면 술 먹으러 갈 생각이었다..
늘 그랬듯.. 근처 맛집 검색하며 신나있었는데....
오빠가 그 진료실 문을 나오는 순간부터... 우리의 인생은.. 새로운 길을 달리고 있다...
아까 오빠보고 그랬다...
꿈 같다고...
오빤... 꿈이 너무 길다고 했다...
그래.. 길다...
암 선고 받고 둘이 펑펑 울고..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땐 힘들었지만.. 이젠.. 건강을 되찾을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다 끝난줄 알았는데.....
끝나지 않는다...
오빤 요즘 진통제 같은걸 한알씩 먹고 잠든다고 한다...
마약성분이 있는데.. 딱히 아파서 먹는건 아니고.. 먹으면 잠 잘오니까 먹는다고 한다..
병원에서 항암주사 맞을때도 속이 미식거리니까... 먹으면 잘자게 되서 낮에도 밤에도 먹고 잔다는데...
병원가면 막.. 10알씩 먹는 사람도 있단다...
너무 아프니깐...
고통을 이길 수 없어서...
오빠도 그런 시간이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아프지 않다니... 보는 나도 좋고... 안심이 되는데...
무섭다...
오빠가 더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운전하고 오면서.. 기도란 기도는 다했다...
아프지 않기를....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내가 할 수 있는건 그거밖에 없다....
맛있는 밥도 사주고 하고 싶었는데.. 오빠가 자꾸 낸다 그래서.. 많이 마다하지 않았다..
예전같이 있고 싶어서...
예전엔.. 전이될까봐.. 인스턴트 조심해서 먹고.. 최대한 건강식 위주로 먹었는데...
요즘은 다 먹는단다...
오늘도 냉채족발에.. 김치전골.. 라면사리..
괜히 서글펐다..
커피숍 가서 차만 마시던 사람이 카페라떼에 시럽넣어서 먹고...
그렇게라도 먹지 않으면 못먹으니까.. 자꾸 자극적인걸 찾게 된다네...
먹어야 힘내서 항암도 받으니깐....
특히 라면은 잘 먹는다니... 어쨌든 그런 모습보니.. 안심도 되고... 좋았다...
이러다 갑자기 확 나빠지고 한다니... 항상 긴장해야겠지만.... 그래도... 지금만큼만이라도 유지했으면 ㅠ
암이 무섭긴 무서운것 같다...
이 악몽이 쉽게 깨지 않는거 보면....
오빠는 친구들 연락도 안받는 다는데.. 그래도 나한테는 이런저런 얘기 다하니... 오빠도 간만에 마음이 조금은 후련해지지 않았을까 ... 싶다...
연락도 하고.. 한번씩 바람도 쐬러 가고 싶은데...  겁나기도 한다...
좋은모습만 보면 다행인데... 혹시라도 안좋은 모습 보게 될까봐... 자신이 없다...
그래도 내가 지금 해줄 수 있는건... 동무가 되어 주는것...
나밖에 할 수 없는거니깐...
나도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서 이별을 선택했던 거지만... 오빠가 아파서가 아니라... 내가 마음이 변한거라고 믿고.. 그렇게 얘기를 했었지만.. 늘 내 마음의 아픈 부분이었던건... 떼 버릴 수 없었던건...
아직 좋아하기 때문인것 같다...
다시보니.. 좋았다...
동정이나 미안함. 죄책감이 아니라.. 같이 있으니 나도 좋은거...
오빠 맘 편해라고 같이 있는게 아니고.. 나도 그런거...
여전히 멋있는 사람...
앞으로는.. 나도 모르겠다....
내가 할 수 있는게 어디까지인지...
나도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야지...
오늘은 실습 안갔는데... 사실 내일도.. 모레도 쉬고싶다...
지금은 내 감정이 좀 불안해서.. 순간순간 울컥하기 때문에... 사람들이랑 섞여있기가 겁난다...
어제도 사무실에서 토끼눈이 되어있었는데...
예전 생각이 났다...
회사에서 일하다 울컥하면 화장실 가서 울고... 표시 안낼려고 혼자 주문 외우고...ㅋ
간만에 그랬는데... 힘들었다...
그러다 퇴근하고 차에서 미친사람처럼 엉엉 울었다...
아...
인생이 왜이리도.......힘든지...........
오빠 진짜 좋은 사람인데.....
참..............................힘들다..인생..
나는오늘  13.10.31 이글의 답글달기

안타깝네요.. 힘내세요..!

   잠이온다. 13/11/18
   또다시 새벽... 13/11/04
   비밀 [1] 13/11/01
-  떨린다..
   잠이 안온다.. 13/10/30
   와인한잔 [2] 13/10/29
   ..... 13/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