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열두시..(신데렐라)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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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가 가지러 갈께." 녀석과의 통화후에 난 알수없는 미소를 얼굴 한가득 띄우면서 가게로 들어섰다. 생일에 만들어주지 못했던 인형을 다만드러서.. 가지러오라고 전화한 거였다. 테디베어는 아니었지만 머리가 나랑 똑같다는 이유로 선택한 인형. 직접 바느질한거라서 군데군데 어설프고.. 돈을 쥐어주고 사가라고해도 안사갈만한.. ..그런건 절대아니었다.. 생긴건 이래도 바느질하나는 죽이게 하는 나다. 아까도 말했지만, 가사시간에 음식만드는거 빼고 제도하는거랑 옷만드는건 모두 만점이었다. 퀼트마리 아줌마도 나보고 예전에 해본적이 있냐고 물었었다. 하긴.. 그렇게 물어볼 만도 하다. 하루만에 완성해서 가지고 갔으니까. 난 성격이 급해서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체질이다. 결국은 밤새서 인형을 완성하고 다음날 알바가서 거의 죽음이었지만. 인형을 받고 좋아할 녀석을 생각하면 그정도는 별거 아니었다. 녀석이 온다고 한후에 계속 거울보고 옷매무새 만지고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녀석은 오지 않았다. 술먹는다는 짧은 문자만을 받았을뿐. 그리고 왠일인지 몇시에 끝나냐고 물어봤다. 나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열한시라고 대답했고. 은근히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또다시 하기 시작했다. 열한시가 넘어서 내가 알바를 마치고 나왔을때, 나는 아빠한테 데리러 오라는 전화도 하지않았다. 녀석이 기다리면.. 얘기좀 하고.. 택시타고 갈려는 생각이었으니까. ..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없었다. 인형을 들고 터벅터벅 걸어서 버스정류장까지 갔다. 그리고 혹시나해서 전화번호를 눌렀다. 목소리가 완전히 간 녀석이 전화를 받았다. 나는 마음하곤 다르게 어디냐고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녀석은 아는지 모르는지 2차간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정말이지.. 옆에 있었으면 한대 치고도 남았을거다. 어디냐고 물었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다. 오지도 않았을 녀석이지만.. 그냥 너무 서운하고.. 내 감정에 대해서 항상 느끼고 생각했듯이.. 내가 초라하고.. 바보같고..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뿐이었다.. "다른사람 줄거야." 내입에서 왜 그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나름대로는 화났다는걸 보여줄려고 했었는지.. 다른사람 줄거라고.. 그렇게 알고있으라고 했다. 그제서야 녀석은 인형이 어떤인형 이냐고 물어왔다. 난 이상하게 생긴 인형이라고만 대답했다. 그랬더니 녀석이 한다는 소리가.. "너닮은 인형이냐?" 솔직히.. 인형의 다른건 나랑 다르지만.. 머리가 비슷해서.. 나랑 닮았다고 해도.. 사람들은 믿을만했다. 근데 녀석의 의도는 건전하지 못했다. 이상한? 인형이라고 하니까 너닮은 거냐고 묻다니.. 난 세상 헛살았나보다. 내가 그렇다고 소리를 지르자.. 녀석은 또다시 의외의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 나줘.." 안줄거라고 계속 우겼지만.. 난 처음부터 녀석을 줄려고 만들었던 거였다. 인형이 들어있는 투명한 비닐엔 내마음을 담은 편지도 담겨있었다. 내가 안어울리게 투정을 부려서 그랬는지 몰라도.. 녀석은 내일 찾으러 오겠다고 말했다. 내일.. 열두시에.. 온다고 말했다. 정말로 거짓말 안하고.. 녀석하고 사귄다는 말보다도 기분이 더좋다. 어제는 한번도 안하던 전화를 다 하더니.. 뭔가.. 뭔가 있는걸까? ..혼자서 잘하는 쓸데없는 기대를 또다시 하고있다.. 내일.. 내가 선물한 니트를 입고온다면.. 무척이나 웃기겠지만.. 아마도 난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할수만 있다면.. 둘이서 함께 걷고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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