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온다.   생각
  hit : 2237 , 2014-06-02 03:57 (월)
웃었다 멍했다..반복이다.

화장터. 추모공원. 절까지.. 오빠를 보내는 절차.
어젠 꿈만 같은 하루였다.

난 어디까지 따라가야 하나 싶었지만 자연스레 절까지 갔고..
가길 잘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빠를 보내주는걸 보니..오빠가 좋은데 갈것같고..
절도 경치가 참 좋은 곳이어서..맘도 놓이고..

오늘은 오빠가 날짜를 잘 맞춘덕에 하루 푹 쉬기까지..

오빤 끝까지 배려의 왕이다.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서울가서 치료받음 나았을꺼란 말을 많이해서 욱하면서도.. 그랬을꺼란 마음에 마음이 저려왔다..

나라도 더 관심가지고 적극적이었담 어땠을까.
결과는 같았더라도 후회는 없었을텐데..
위암 3기 생존율 40프로라는데.. 특히  젊은 남자 생존율은 60프로가 넘는다..
오빤 왜 그 반도 안되는 퍼센테이지 안에 들었어야 했는지..
나의 무관심 탓은 아니었는지...
그냥 이런저런 생각..

오빠가 나랑 헤어진걸 아무한테도 말 안해서.. 민망하지만 친지. 친구들에게 고맙단말 많이 들었다..
덕분에 사람들 시선 신경안쓰고 오빠를 보내줄 수 있었는지도..

좋은 친구들 그리 많은데 맘도 한번 안터놓고..  혼자 끙끙거렸을 오빠 생각하니 맘이 더 저려왔다..
바보같이..내 욕이라도 실컷하지..
친구들 연락도 안받고.. 연락받아도 이제 다 나았다고 그래서..
오빠친구들은 장례식 연락에 다들 황당..
누가 사진 보여 달랬냐며.. 욕이라도 하고 싶다는 친구들..
진심 느껴지고.. 끼리끼리 논다더니 하나같이 다 좋아보이는 친구들..
밤10시에 연락받고 서울에서 새벽4시에 도착한 친구도 있었고..
동네친구. 중학교. 고등학교. 군대. 회사.. 무리도 얼마나 많은지..
바보같이 이 좋은 친구들 두고..왜그리 외로웠누..
맘아프게..

오늘은 오빠고모랑 오빠동생에게서 카톡이왔다.
정말 고맙다고..

오빠 가족들은 내랑 헤어진걸 아시면서도.. 많이 챙겨주시고..고마워하시고.. 딸하라고 그러시고ㅜ.. 좋은분들이다..

아버진 어제 나랑 헤어지시는데..눈물까지 보이셨다..

말썽한번 피운적 없는 아들이라는데..이번에 참 큰 말썽피운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건 다시 연락되서.. 오빠랑 함께 보낸 시간이 있다는것.. 그런 시간없이 나중에 소식 들었음 평생 가슴 저리며 살았을꺼다.

울어주는것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는 못난 나지만..
그렇게 가는길 울수있었다는것도 .. 다행이고..

오빠란 좋은사람 만난것도 고맙다.
한때는 나에게 왜이리 큰 시련이 오는지,.나만 왜이리 슬퍼야 하는지..하늘이 원망스럽기도했지만..
오빠는 정말 좋은사람이었다. 배울것도 많았고 존경스런 사람..
잊지 않고 나 또한 좋은 사람으로 살도록 노력할것이다..

담 생애는 오빠..우리 부부하자.
오빠 이번 생애 많이 아팠으니 담 생애는 건강하게 살도록 해주시겠지?
우리 둘다 건강하게..이쁜 아이들 낳고..
오빠 좋아하는 야구도 보러 다니고.. 낚시도 하러가고..
남들처럼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보자.
담 생애는 오빠곁 떠나지 않고 함께할께..
그리고 우리.. 같은날 떠나자..
이번 생처럼 누구 하나 먼저 떠나지말고 같이..알았지?

편히 쉬고..담 생애 다시 만나요.. 멋진사람..
Jo  14.06.02 이글의 답글달기

유유상종.두분다 멋진사람들이군요.

프러시안블루  14.06.02 이글의 답글달기


가시길 잘하셨네요...

왜 갑자기 김광규 시인의 <조개의 깊이>란 시가 떠오를까요?
무언가 가슴속에 담고 사는 삶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거에요

결혼을 한 뒤 그녀는 한번도 자기의 첫사랑을 고백하지 않았다.
그녀의 남편도 물론 자기의 비밀을 말해 본 적이 없다.
그렇잖아도 삶은 살아갈수록 커다란 환멸에 지나지 않았다.
환멸을 짐짓 감추기 위하여 그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말
을 했지만, 끝내 하지 않은 말도 있었다.
환멸은 납가루처럼 몸 속에 쌓이고, 하지 못한 말은 가슴
속에서 암세포로 굳어졌다.

환멸은 어쩔 수 없어도, 말은 언제나 하고 싶었다. 누구에
겐가 마음속을 모두 털어 놓고 싶었다.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면, 마음놓고 긴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때로는 다른 사람이 비슷한 말을 해 주는 경우도 있었다.
책을 읽다가 그런 구절이 발견되면 반가와서 밑줄을 긋기도
했고, 말보다 더 분명한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그러
나 끝까지 자기의 입은 조개처럼 다물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끝없는 환멸 속에서 살다가 끝끝내 자기의 비
밀을 간직한 채 그들은 죽었다. 그들이 침묵한 만큼 역사는
가려지고 진리는 숨겨진 셈이다. 그리하여 오늘도 우리는 그
들의 삶을 되풀이하면서 그 감춰진 깊이를 가늠해 보고, 이
세상은 한번쯤 살아 볼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Melancholy  14.06.02 이글의 답글달기

힘내요- 젊은 분들 어쩔 수 없이 그야말로 속절없이 보낼 때가 제일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분이 좋은 곳에 가셨길 바래요

꿈과 희망  14.06.02 이글의 답글달기

참 좋은 분이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아픈데도 다른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이.
한번에 보내드리긴 힘들테니,
시간갖고 조금씩 조금씩 보내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힘내세요.
분명히 좋은 곳에 가셨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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