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행복아닌 행복을 맛보고 웃는 얼굴로 사람을 떠나보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빠는 왜 이리 축 쳐졌냐고, 왜 이리 우울하느냐고 웃으며 물었다. 어제, 엊그제 같으면 웃음을 터트렸을 만한 농담에도 헛웃음만 나왔다. 역안에 들어서 기차옆을 정처없이 거닐다 시간이 되었을 때, 울고 싶었다.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오빠가 나를 좋아한다는 보장도 없었건만 그냥 그런 마음이었다. 그럼에도 눈물 한 방울조차 흘려내지 않은 눈물샘이 야속하기만 했다. 이제 가야겠다, 라며 웃는 오빠를 보다 보잘 것 없는 자존심을 내버리고 오빠를 끌어안았다. 까치발을 해야만 목을 끌어안을 수 있었다. 오빠 또한 얘가 왜 이럴까 하고 장난스런 어투로 말하며 날 꼭 안아주었다. 왜 그런 말을 했어, 하고 묻자 오빠는 모르는 체 하며 웃었는데, 워낙 거짓말을 못해서인지 얼굴에 다 드러났다. 아쉬움과 서운함,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뒤로 하고 출구를 향해 천천히 걸으며 창 너머로 보이는 오빠를 바라보다 고개를 푹 숙이고 나왔다. 예쁘다는 말 한 마디에 주저없이 입고 나온 치마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져 펄럭이는 끝자락을 쥐고 버스를 탔다.
엄마집에 도착하고 나니 부족한 잠이 터진 둑처럼 몰려왔다. 꾸역꾸역 밥을 챙겨먹고 자리에 누웠다. 밥 잘 챙겨먹으라는 오빠의 말이 생각나서 안 먹을 수가 없었다.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고, 몇 시간을 내리 잤다. 그렇게 하루가 훌쩍 지났는데, 오빠를 보낸 것만이 먼 과거의 일처럼 느껴진다. 벌써 보고싶다. 3개월을 기다리려니 벌써부터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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