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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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돌아서 다시 제자리에 선 이 기분. 좋습니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혼자 일을 하다보니 출출하여 시계를 봅니다. 어느덧 새벽 3시.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고 자리에 앉으니 피로가 몰려옵니다.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맛있네요. 3,800원. 가을 바람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벌써 일 년이 지남을 실감합니다. 명함 한 장 들고 시작했던 일이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겉보기에 좋아보일지 몰라도, 속은 공허하기만 합니다. 이룬 것이 없다는 생각에 고개를 숙여 보면 땀흘린 자국만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은 수치를 자꾸 묻습니다. 잘 되고 있냐고, 매출은 많이 늘었냐고,, 무척 잘 되고 있고 매출도 많이 늘었다고 대답하고 싶지만 쉽지 않습니다.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다음 봄에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다시 땀을 흘려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 친구가 걱정을 합니다. 고생을 좀 하더니 벌써 40대의 마인드를 가져버린 것 같다고. 다 내려놓고 여행이나 좀 다녀오면 어떻겠냐고 웃으며 답합니다. 내년 3월 호주행 비행기표 끊어놨다고 편도로 끊어서 언제 돌아올지 미정이라고 놀라면서, 역시 너답다며 회사는 어떻게 할거냐고 묻습니다. 회사는 내가 없어도 충분히 잘 굴러가게끔 만들어 놓을 수 있다고, 믿을 사람 하나만 있으면 되지 않겠냐고 호언장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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