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다   2014
  hit : 2602 , 2014-10-02 02:18 (목)

1 완벽하지 못한 부모


자수성가로 고집이 세고 말이 통하지 않는 아빠와 다른 사람에게 흠 잡히는 것을 싫어하는 엄마

아마 아빠때문에 꽤나 마음고생하셨겠지..

상대적으로 오빠보다 관심을 덜 받고 자라서 나는 엄마의 사랑을 늘 받고 싶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덜 하지만 내가 성인의 되어 나의 눈으로 바라본 부모님은

남과 비교할 수도 없고 비교도 어려운 장단점을 갖고 계신 그냥 부모였다.


어릴 때는 나의 전부였지만 사실 완벽하지 못한 부모님을 보며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하고 나를 다독이며 나의 못난 점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한지가

크게 오래되지 않았네




2 완벽하지 못한 나


왜 더 잘하고 싶어서 기를 쓰다가 늘 실망만 했을까

좌절감과 실망의 계단이 길어지면 다음 계단을 밟고 올라설 의지가 줄어든다.

요령없고 굼뜬 나는, 어릴 때부터 행동이 좀 느렸다.

출근할 때 가끔 택시를 타고, 한 발 앞에 떠난 버스에 속상해지는 내가,

머릿 속에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당황스러울 때가 많은 내가,

나에게 괜찮다고 다독인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3 하지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과 나의 흠을 털어놓고 싫다고 솔직히 말할 줄 아는 내가,

도전 앞에서 늘 잘 하고 싶다, 한 번 시작했으면 끝까지 해야한다는 의지를 가지는 내가 좋잖아

더 잘 할 수 있다면 이런 고민 따위 하지도 않겠지.

저마다의 고민이 다를 뿐 모두 고민을 하며 산다.


내가 부모에게 좀 더 기쁨이 되어주었더라면, 하는 철지난 마음보다

나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오늘이,

마당에 비치는 따뜻한 한 줌 햇살을,

오늘도 세상에 내 자리 하나쯤 있다는 것에

오늘의 행복을 느끼고 감사해야지




4 그래서


나는 작고 부족한 사람이라는 가장 큰 두려움이 내 마음 속에 있지만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도록 노력하며 살고

주변 사람을 잘 챙기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나라는 사람에게 매일매일을 살아갈 용기가 한 숟가락씩만 채워지기를 바란다.





向月  14.10.02 이글의 답글달기

빨간님, 참 예쁜사람.. ^^
고마워요, 나도, 항상.

야간비행UFO  14.10.02 이글의 답글달기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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