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다스리는 다이어트 │ 비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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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아침운동을 할 것인지,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 늦잠을 잘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뇌다. 바보스럽다는 걸 알면서도 밤 11시에 라면물을 끓이게 하는 것도 뇌다. 정말 살을 빼고 싶다면 ‘위’가 아니라 ‘뇌’를 다스려야 한다! “날씬한 몸매를 원하십니까?” 홈쇼핑 쇼호스트의 외침에 혹해 운동기구, 다이어트 식품을 주문하기 직전이라면 당장 전화기를 내려놓자.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웬만한 정신력이 아니고선 운동으로 살을 빼긴 어렵다는 사실을. 운동을 하면 대부분 그만큼 더 먹는다. 입맛이 저항할 수 없이 돋고 ‘운동을 했으니 이 정도는 먹어도 되겠지’란 보상심리도 작용한다. 이렇게 먹어대는 양에 비하면 운동으로 소비할 수 있는 칼로리는 너무 보잘것없다. 즉 운동으로 살이 빠지진 않는다. 건강해질 뿐이다. 온갖 다이어트 약과 식단도 마찬가지. 당장은 체중감량에 성공한 듯 보이지만, 참고 참다 언젠가는 참지 못하는 날이 오고야 만다. 그리고 또 좌절한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여름을 겨냥한 다이어트 열망에 활활 타오르고 있다면, 이 칼럼을 꼼꼼히 읽어보시길! 힘들이지 않고 늘씬한 몸매를 원하는 당신을 위한 최고의 조언을 준비했으니 말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살을 빼고 싶다면 ‘위’가 아니라 ‘뇌’를 다스려야 한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아침 운동을 할 것인지, 이불 속으로 다시 기어들어가 늦잠을 잘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뇌다. 이미 과식을 했는데도 크림을 잔뜩 얹은 캐러멜 마키아토를 또 마시게 하는 것도, 후회할 걸 알면서도 라면 CF에 홀려 밤 11시에 라면 물을 끓이게 하는 것도 뇌다.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뇌를 가져야 합니다.” 20여 년간 6만 건이 넘는 뇌 스캔 작업과 임상 사례 연구를 통해 뇌와 정신, 뇌와 몸의 연결고리를 찾아온 다이엘 G.에이멘 박사는 자신의 저서 <뷰티풀 브레인>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그는 뇌 영상 연구를 통해 충동은 그저 의지력 부족이나 나쁜 태도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뇌 손상 등으로 뇌에 문제가 생긴 사람들을 치료하자, 놀랍게도 다이어트와 건강유지 계획을 지속적으로 더 잘 수행해 자연스럽게 비만 문제도 해결됐다는 것. 몸을 해치고 살이 찌는 식습관을 만든 것은 뇌인데, 무조건 굶으며 위장을 줄여봐야 소용없다는 것. “비만의 모든 원인이 뇌에 있기에 뇌가 건강해지면 비만이 해결된다는 말에 100% 동의할 순 없지만, 건강한 뇌를 만들어주는 생활습관(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을 유지한다면 당연히 몸도 뇌도 건강하고 아름다워지는 건 분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선 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도록 하는 좋은 설명이 될 수 있죠. 그렇지만 우리가 몰라서 문제인가요? 안 지켜서 문제인거죠.”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학과 윤대현 교수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정말 그렇다. 다이어트의 성공과 실패의 열쇠는 늘 ‘의지력’이 쥐고 있었다. 뇌를 이용한 다이어트란 바로 여기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어떻게 하면 먹고자 하는 열망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설령 거기에 굴복하더라도 좌절감으로부터 나를 지키며,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로 건강하고 아름다워질 수 있냐는 것. <마흔 살의 다이어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하리스마 다이어트’는 바로 이런 점에 착안, 뇌의 메커니즘을 적극 이용한 다이어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난 이 다이어트의 효과를 직접 목격했다. 다이어트 식품과 약, 극심한 디톡스 등으로 2주, 1달 만에 놀랄 만큼 살이 빠졌지만 1~2년 후 다시 예전 모습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살이 찌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그는 다이어트 시작 후 5년이 지난 지금도 진저리를 치지 않고 오히려 즐겁고 꾸준하게 체중을 조절하고 있다. 예전 모습을 몰라볼 정도로 늘씬하고 탱탱하고 건강해진 건 두말하면 잔소리!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침 저녁으로 두 번 체중을 재고, 이를 매일 그래프에 표시하는 것.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온 후 식사를 하기 전, 하루 중 체중이 가장 가벼울 때와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 체중을 측정한다. 가능한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복장으로. 그리고 이를 그래프로 연결하고 그 다음날 수치와 비교한다. 목표는 하루에 50~100g씩 가벼워지는 것. 달걀 하나 정도 무게다. 이건 물만 조금 덜 마셔도 차이가 날 정도의 무게다. 특별히 먹지 말라는 것도 없고 운동도 굳이 하지 말란다(운동은 하리스마 다이어트에 익숙해지고 몇 번의 정체기가 지난 후 시작한다). ‘체중을 재는 것만으로 살이 빠지는 다이어트’, 이런 다이어트가 세상에 존재하다니! 처음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쏠쏠한 재미가 있다. 물론 처음엔 예상했던 대로 눈에 띄는 체중 변화는 없었다(바로 이 7~10일간이 가장 중요하다!). 초반부터 체중이 사뭇 달라지던 일반적인 다이어트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대신 내 행동이 변했다. 어떻게 하라는 매뉴얼이 없음에도 스스로 방법을 찾고 은연중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 것. 눈금을 아주 크게 만들어 50g만 빠져도 아주 많은 차이가 나는 것같이 만들어진 그래프가 우하향 해가는 모습이 기쁨을 줬다. 누군가에게 크게 칭찬받을 일이 없는 성인들에게 작은 노력으로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과가 나타난다는 건 꽤 큰 즐거움이었다. 물론 과식한 다음날 아침이면 그래프가 쑥 올라갔다. 그러나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잠을 청했다거나, 이를 앙다물고 운동을 했다거나, 정말 먹고 싶은 음식을 참은 적이 없기 때문에 ‘억압’ ‘좌절감’이 적고, 덕분에 폭식의 늪에 빠지는 일도 없었다. 다만 다시 다짐할 뿐(“내일은 식사에 조금 신경을 써야겠어”). 먹고 싶은 건 다 먹었다. 그러나 딱히 맛있는 음식도 아닌데 무의식적으로 배를 가득 채우는 일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걸 먹는 대신 이건 다 먹어도 되겠어’ 정도. 그래프는 서서히 아래쪽을 향해 나아갔다. 그 이유는 뇌에 있다. 우리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요인은 일어나지 않는 변화에 좌절하면서 먹고 싶은 욕망에 굴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유혹이 그토록 강력한 것은 달콤한 음식, 기름기 많은 고소한 음식 등을 먹으면 뇌에서 쾌감 물질인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 다이어트의 성공 비결은 이런 욕망을 무작정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통해 분비되도록 ‘바꿔치기’ 하는 데 숨어 있다. 아침마다 줄어드는 체중을 통해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뇌는 아주 영리하기 때문에 다음날 체중이 줄어든 기쁨을 맛보기 위해 꼭 먹고 싶은 것 이외에 별볼일없는 음식을 향해 돌진하는 열차의 엔진을 꺼버린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다이어트는 요요가 오지 않는다는 것. <마흔 살의 다이어트>에 따르면, 비만이 되면 체내에서 살 빠지는 천연 약이라 불리는 렙틴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고, 뇌가 이를 수용 거부함으로써 효력을 상실하는 상태가 된다. 이때 무리한 다이어트로 급격히 체중을 줄여버리면 렙틴의 양도 급격히 감소하고, 지방이 쌓여 있으니 줄여달라는 명령이 뇌에 도달하지 못하게 돼 식욕이 발동한다는 것. 이것이 요요 현상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이다. 그런데 체중을 서서히 줄여가는 다이어트를 하면 뇌가 렙틴의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풍부한 양의 렙틴을 분비하는 이상적인 상황이 된다. 또 지나치게 참거나 스스로를 억압할 필요가 없다는 것 또한 요요 현상을 막아주는 주요 요소다. 다이어트 성공의 기본 조건은 ‘몸이 편하고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것’.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뇌와 장이 한 몸이라는 사실이다. 동양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배를 ‘복뇌’라 부르며 뱃속 뇌의 기능을 인정해왔다. 윤대현 교수가 여기에 의학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장은 제2의 뇌라고까지 하죠. 이유는 신경세포(뉴론)가 장에 굉장히 많이 깔려 있어요. 장은 굉장히 정밀해요. 리듬 운동이 잘 돼야 하고, 거기에 맞춰 소화액을 제어하고, 식욕조절 센서의 피드백을 보내는 것도 다 장에서 하는 일들이죠. 그래서 장에 신경세포가 쫙 깔려 있는 거예요. 우울증, 극심한 스트레스 등을 겪으면 장의 기능이 떨어지잖아요. 소화관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소화관에 붙어 있는 신경들이 문제가 생긴 거죠.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도,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장이 쓰린 것도, 모두 이런 이유 때문이고, 그만큼 연관이 많다는 증거죠.” 이렇듯 두뇌가 받는 스트레스는 그대로 장에 전달된다. 반대로 장이 막히면 두뇌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 몸 전체 해독의 75%를 담당하는 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함뿐만 아니라 몸 안팍에서 생성되는 독소를 해독하기 위해서도 튼튼한 장은 건강의 파수꾼이다. 그래서 <제2의 뇌>라는 책을 출간한 콜롬비아 대학의 마이클 거슨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 몸은 두뇌와 복뇌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뱃속에는 대혼란이, 머릿속에는 대참사가 발생한다.” 즉, 복뇌가 망가지면 올바른 정보를 뇌에 전달하지 못하고, 뇌가 망가져 있으면 올바른 정보를 받아도 제대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거나 왜곡된 신호를 보낸다. 예를 들어 콜레시스토키닌은 소화를 촉진하고 포만감을 주는 물질로, 몸에 필요한 만큼만 먹게 함으로써 비만을 예방한다. 이는 식사를 마치고 15~20분 후 십이지장의 점막에서 분비돼 미주신경을 통해 포만감 신호를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한다. 그런데 장 환경이 파괴돼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아 뇌가 신호를 받지 못하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을 하게 된다. 그래서 <복뇌력>의 저자 이여명은 복뇌를 다스려 건강과 아름다움을 찾고자 했다. 두뇌는 만질 수 없지만 복뇌는 직접 손으로 만져 풀 수도 있고, 운동을 통해 막힌 곳을 개선하거나 강화시킬 수 있으니까. 이여명은 자율신경 다발들이 직접 자극을 받아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마사지법, 운동법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면역력을 획기적으로 증진시켜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건 그만의 주장이 아니다. 일찍이 <동의보감>을 펴낸 허준도 ‘장청뇌청(腸淸腦淸)’이라 했다. 장이 맑아야 뇌가 맑아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S.A.컬처 요가센터. “하복부를 양손으로(손바닥 안에 물풍선을 쥔 듯 오목하게 모으거나, 혹은 주먹을 쥐고) 매일 두드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몸을 가볍게 양 옆으로 흔들며 500번을 2주만 두드리면 배가 거짓말같이 쏙 들어간단다. 이희경 원장은 배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동시에 힘도 키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곤 배를 부드럽게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배앓이를 하는 손녀딸의 배를 둥글리며 쓰다듬어주듯. 그리고 마치 물결을 타듯 한쪽 방향으로 밀듯이 누르면서 마사지했다. 스스로도 부드럽고 빵빵하고 딱딱한 부분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딱딱한 곳은 조금만 눌러도 아팠는데, 30분쯤 지나자 전체적으로 말랑말랑 부드럽고 따뜻해진 장이 느껴졌다. 스스로, 혹은 가족끼리 서로 잠들기 전, 혹은 깨기 전 10분 정도 장마사지를 해주자. 다음은 디톡스 호흡. 복부를 당기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윗배보다는 배꼽 아래쪽을 허리 쪽으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당겼다 볼록 밀어내기를 반복한다. 마치 물 흐르듯, 호흡하듯 아랫배를 당길 때 꼬리뼈가 자연스럽게 표주박처럼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게 느껴지면 제대로 되고 있는 것. 이때 몸의 다른 곳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누워서, 앉아서, 어떤 자세여도 상관없지만(생각날 때마다 자주, 집중해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직립보행으로 늘 아래쪽으로 처진 장을 효과적으로 운동시키기 위해서는 무릎과 손을 바닥에 붙인 자세(고양이 자세)와 바닥에 누워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 올린 자세가 효과적이다. 여러 요가 동작과 함께 디톡스 호흡을 30분 가량 진행했다. 배를 당기고 밀어내는 것만으로 이렇게 몸이 뜨끈뜨끈, 코끝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다니!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3일째 되던 날 깜짝 놀랄 정도로 쾌변을 봤다. 저런 게 내몸 속에 있었나 싶을 정도로 통통하고 매끈한 똥이 몸에서 쑥 빠져나갔다. 복부 마사지와 디톡스 호흡은 뱃살을 빼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배가 따뜻하면 체지방 분해가 잘되고,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 있던 장이 풀어지면 소화, 배변이 개선됩니다. 또 순환이 좋아져 손발까지 따뜻해지죠. 또한 맑은 피부와 함께 머리와 눈이 맑아지므로 몸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집니다.” ‘뱃심으로 밀고 나간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복뇌가 잘 단련돼 있으면 웬만한 일에 쉽게 화내거나 불안, 초조해 하지 않는다. 식사량과 수면양도 조절된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쉽게 흔들리지 않는 강단이 생기는 것. 또 집중력과 결단력이 좋아지고, 에너지가 넘쳐 쉽게 지치지 않는다. 납작한 아랫배를 원하고 매사에 활기 없이 무기력한 사람이라면 꼭 복뇌를 단련해보길! 뇌에서 배꼽까지. 우리 몸의 통제센터인 이 두 가지를 잡으면 몸은 아름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한 달 만에 놀라운 감량 효과를 선사하겠다는 호언장담은 이제 깡그리 잊으시라! 사실 뇌를 이용한 다이어트 방법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건강의 황금 공식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에 새삼 주목하는 이유는 왜 우리가 이제까지 다이어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인을 콕 집어주고, 뇌를 이용함으로써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일러준다는 데 있다. 더 날씬하고, 더 똑똑하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 뇌에 활력을 불어넣자. 다이어트 약이나 원푸드 다이어트와는 달리 걱정할 필요도 없다. 이 조언을 따르다 잃을 수 있는 건 뱃살밖에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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