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일기
  hit : 2311 , 2015-08-27 10:10 (목)
오랜만에 엄마가 오셨다 가셨다.

아픈 아빠를 모시고 아픈 엄마가 절뚝절뚝 오셨다.

딸과 함께 바다를 구경하시고 회를 드시는 걸 많이 좋아하시는 엄마가 오시니 난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드리고 따뜻한 말도 많이 나누고 싶은데 엄만

내가 힘들어 하는 말씀만 골라서 하신다.

평소에 엄마가 힘들었던 일들을 잊지 않으시고 고이고이 담아서 나에게 퍼붓는다.

물론 그 말씀을 다 들어드리면 된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나와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시는 걸(다소 비관적) 다 듣자니 내가 너무 아프다. 

그러지 마시라고 하니 딸이라서 그런다라시는데 
듣는 그 딸 아파서 죽겠다. 

난 엄마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데 그 말 한마디도 못 했다. 

'엄마 제가 엄마 실컷 드시라고 사다놓은 복숭아, 키위, 포도, 키위, 고기 그 외 먹을 것 다 드시지 왜 조금 밖에 안 드셨어요. 왜 제가 일하는 동안 드시라고 사다 놓은 걸 왜 저희를 위한 다고 손도 안 대셨어요. 

엄마가 아프신데도 맛있게 해 놓은 잡채, 미역국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엄마랑 좋은데 더 많이 가고 싶고 좋아하시는 회랑 산낙지 더 사드리고 싶었는데 조카들 돌봐야 한다고 부랴부랴 가시는 바람에 너무 아쉬워요.

빨래랑 설거지 제가 일 끝나고 돌아오면 다 할 수 있는데 가만히 쉬시다 가시지. 뭐하러 다 하셨어요.

엄마가 바다에서 저랑 노시며 행복하게 웃으시는 모습 보니 정말 좋았어요. 다음엔 관절수술 하시고 깨끗하게 나아 저랑 제주도도 다시 같이가요. 

마음으로 만 쓴다. 아니 카톡으로 라도 남겨야겠다.


무아덕회  15.08.28 이글의 답글달기

'거리 조절'이 참 힘들어요. 가족은...특히, 엄마는...ㅠㅠ

Jo  15.08.28 이글의 답글달기

맞아요.그 거리가 싫은데 그 와중에서도 사랑이 흠뻑 느껴지니 참 희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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