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 │ 가끔은나도일기를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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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퇴근하고 상견례까지 3시간이 남았지만 집까지 갔다가 다시 약속장소로 가기에는 시간이 짧아서 일하는곳 근처 카페에서 시간때우며 마음을 가다듬다가 날 픽업하러온 엄마차를 타고 그곳에 도착을 했다. 안신던 구두도 신고, 원피스도 입고 네식구 총출동한 모임도 몇번 없어서 식당으로 가는 차 안이 어색하기만 했지만 그래도 날 위해 시간 내주는 엄마, 아빠, 동생이 고마웠다. 차가 막히는바람에 5분정도 늦어서 좀 마음이 무거웠지만 오빠네 어머님께서도 상견례 약속을 미루셔서 두 가족 모두가 '서로 한번씩 실수했다' 라고 생각했다. 어색함과 적막이 감도는 식당안에 저만치 테이블 한켠에 보이는 신랑신부 한복입은 인형이 상견례를 의미하는듯 서있었고 안부인사와 가족소개이후 죽과 회가 연이어 들어올 때 마다 어색함은 점점 사라졌다. 예상외로 아버님보다 어머님께서 말씀을 많이 하셔서 울엄마와 끈임없는 이야기를 나누시느라 두분은 식사도 제대로 못하신듯 했다. 오빠와 나, 두 여동생들은 그냥 먹기만-ㅋㅋㅋ 나름 신경써서 잡은 큰 일식집이었는데 역시 자리가 자리인지라 좋은 음식을 먹어도 먹은것 같지도 않았고 다리쪽이 뚫려있는 다다미 방이라 편할줄 알았는데 괜시리 다리가 저려왔다. 그래도 서로 자식의 칭찬과, 내 자식의 흉(?)을 적절히 섞어가며 말씀을 나누시니 예상보다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식사자리였다. 말씀하시는 중간 중간 우리 둘을 배려해주시고 신경써 주시는 마음들이 느껴져서 식사하다가 몰래 울뻔한적도 여러번이었고 오빠만 눈치챘는지 내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어리둥절 했다. 마지막쯤 결혼진행을 어떤식으로 하실지에 대한 집안의 의견들을 말씀하실때에도 상대 집안을 배려하시는 모습과 부담주지 않으시려는 모습들이 보여 감사하기도 했고, 뭐 그러했다. 7시에 시작된 식사가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까지 이어질줄이야. 오는길은 약주하신 아빠를 대신해 엄마가 운전을 하고 집에 오자마자 씻고 어머님 아버님께 도착문자 보내드리니 도착한 답장- * 좋은 분위기 속에서 상견례 잘 하게 되어서 좋았고 좋은 부모님 밑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아 아리따운 숙녀가 되었구나 생각했어. 결혼예식까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고 행복한 시간되길 바란다. 이 밤도 단잠 이루시길 바라며 안녕~^^ * 라는 아버님 문자를 받고 기분좋게 잠이 들었다. 이렇게 상견례가 끝이 나고 나니 그래도 큰 산을 하나 넘은기분이고 어깨가 무거워지지만 가족의 힘으로 든든하기도 한. 그런 날이었다. 한없이 부족한 나인데 정말 복받았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 늘 불행하다고 나를 많이 자책하고는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믿어주시는 가족들이 있다는걸 알게되니 마음이 든든했다. 결혼준비도 나를 위한 내 인생도 앞으로도 별탈없이 잘 해나갈수 있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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