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버린날(또다시그런사이) │ 미정 | |||
|
머리가 심하게 아프지만 나름대로 정신을 차릴려고 하고있다. 그래도 타자를 두드릴 힘이 남아있다는건 아직 멀쩡하다는 증거겠지. 전화를 했다. 언제나처럼 술먹으면 습관적으로 하게되는 전화를. 다정한 목소리가 오가는가 싶더니. 결국은 상대방이 먼저 전화를 신경질적으로 끊어버렸다. 내입에서 나오는 나조차도 알수없는 단어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찌껄이는 말은 내가 들어도 싸가지가 없는말이다. 친한친구라도 화낼정도로 심한말을 웃으면서 해버렸다. 택시에서 내려서는 미안하다고 전화를 하고. 대체 뭐하자는 건지 알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왜 그사람을 그렇게도 괴롭히는건지. 나에게 구박받아야할 이유도 없는데. 항상 날 이해해줄 의무도 없는데 말이다. 미안하다고. 안녕이라는 짧은말을 중얼거리곤 난 플립을 닫았다. 그냥 눈물이 난다. 무엇에 서러운지 계속해서 눈물이 났다.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그사람에게 짜증내고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난 항상 그사람에게 피곤한 존재이다. 미안하다고. 정말로 미안하다고. 그 한마디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그사람은 모른다. 항상 내가 이겼던 싸움이라서. 그사람에게 한번 져주는게 그렇게 어렵다는걸. 나는 새삼느꼈다. 너무 버릇없이 굴어서. 모든게 내마음대로 라서. 힘들때마다 찾아서. 난 다시 그사람을 잡을 수가 없다. 사람을 쉽게 잊는 내마음이 싫고. 조금만 잘해줘도 빠져버리는 내마음이 싫다. 난 이런애라는걸. 그사람이 더 잘알기때문에. 아마도. 정말로 미안하기 때문에. 그사람을 마주하는게 어려워질것 같다. 무감정. 무감정. .. 제발 부탁이야.. 아무것도 느낄수 없게 해줄래..?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