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할 것 │ murmu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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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오늘 참 외로우면서도 혼자 있고 싶은 날이다. 적당한 외로움과 적당한 나를 오롯이 느끼고자 포장마차엘 가려했다. 차라리 뜻하지 않았던 이 상황이 오히려 나를 더 적당하게 한다. 이전만큼 괴로움에 몸부림 치진 않지만 문득 그리워하는 나를 보곤 하는데 그 또한 지금은 꽤 적당히 봐줄만하다. 온 마음을 다하여 진심을 쏟는다는 것이 결코 유쾌하지 않음을, 즉 적당하지 않음을 느끼고 배웠다. 나는 적당하지 못하다. 때로는 극적이고, 때로는 나태하다. 결코 중간에 어정쩡하게 서는 법이 없다. 사실 종종 중간인 척, 즉 적당한 척을 하곤 하지만 그건 불안에 기인한 자기 방어적인 태도일 뿐이다. 당당했던 난 한번도 적당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무서운 그것. 그 사랑이란것에 대해선 참 적당히 이고 싶고 앞으로도 적당히 할 것이다. 병신같은 다짐을 되뇌여 보는 극적으로 추운 겨울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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