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그리고 올해 │ 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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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나는 참 여기저기 온몸 구석구석이 조금씩 아팠다. 엠알아이도 두번이나 찍고 돈도 무지 많이 들었다. 그래서 우울했고 학생이 아닌 나의 삶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이제 나는 마냥 어리지 않았고 처음 겪는 부조리와 불의와 비상식과 인격모독 등등을 참아야 했다. 그렇게 딱 1년이 지났고 신기하게도 내 몸은 덜 아프다. 1년 동안 난 뭐 배운 것도 없는 것 같고 여전히 매일 이해할 수 없고 익숙해지기도 싫은 것들과 마주친다. 근데 그런 것들에 적응이 됐는지 몸은 많이 나아졌다. 겨울부터 조금씩 걷기 시작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어쨌든 몸이 안 아프니까 견딜 만은 하다. 그렇지만 이제 작년부터 지금까지 날 괴롭히는 것들 그것들이 지겹다. 뇌를 비우고 예민하지 않고 무던하게 받아들이면 좋을 텐데 아직 그게 되지 않는다. 1년이 지나면 더 괜찮아지려나... 열심히 수업을 듣고 교수님께 질문을 하고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하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던 대학생활이 그립다. 지금은 질문 하는 것도 힘들고 시험에 나오는 것들을 강조해주는 친절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 나는 돈을 번다. 지난 달엔 적금 만기로 꽤 큰 돈도 모았다. 결혼할 때 보탤 나의 소중한 돈. 힘들지만 하루하루 견딘다. 견디는 하루를 조금이라도 즐겁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과 말들이 진짜 나를 정의할 순 없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20대 후반, 나만의 분위기가 나타나고 아직 젊은 내 나이가 좋다. 서른이 되어도 조금은 아쉽겠지만 여전히 난 나를 좋아할 것이다. 아니 나이에 상관 없이 그 어떤 상항 속에서도 결국 난 나 스스로를 좋아할 것이다. 천계영 작가의 좋아하면 울리는이란 웹툰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구김살 없이 밝게 보이는 법. 여기저기 타인에 의해 상황에 의해 구겨진 나를 상상 속에서 다시 편다. 처음 그 깨끗하고 구김없는 사랑받는 그 상태로... 나는 구겨지지 않는다. 그것도 무례하고 배려없는 사람에 의해서는 절대로 구겨지지 않는다. 밥벌이는 고단하지만 매일밤 나는 나를 위로한다. 하루종일 움츠려들고 눈치 보느라 힘든 나를 스트레칭과 함께 풀어준다. 구겨지지 말자. 무너지지 말자. 난 소중하니까. 상상하곤한다. 내 몸 주위에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있다고. 그래서 내 허락 없이는 누구도 내 마음과 영혼에 상처를 줄 수 없다고. 뜻대로 되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상상한다. 견디자.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나 자신을 지켜내자. 그러면서 조금씩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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