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전야   2016년
  hit : 1271 , 2016-04-13 00:37 (수)

뭔가 끄적여야만 잠이 올거 같아서 컴퓨터를 켰다.


늦은밤, 종로를 걷다가 녹색당 당원들이 피켓을 들고 마지막 선거운동을 하는 걸 봤다.


한참을 지나쳤다가  되돌아 가서 물었다.

제가 10분만 피켓을 들어드려도 될까요?

녹색당원이세요?

아뇨.

그럼 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다가..) 그냥 마이너에 대한 연민이라고 해두죠.


예전이라면 고민할것도 없이

더민주 후보에게 투표하고, 비례정당은 정의당을 찍었을 것이다.


그러나 내일은 다른 선택을 할 참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모순의 우선 순위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계급모순 해결이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느낄테고

어떤 사람은 여성모순 해결이 더 우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난 서울에서 전라도 사람으로 살아가는게 참 불편하다.

아들 녀석에서 이렇게 말해두기까지 했다

" 넌 서울에서 태어났으니 서울시람이다.

 어디가서 아빠, 엄마가 전라도 사람이란걸 절대 말하지 마라. 니 인생에 도움이 안된다"


말하자면 난 지역모순을 가장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제껏 그러한 모순의 해결을 공론화하는 정당은 없었다.


그래서 내일 선명하게 지역모순 해결을 주장할거라고 믿는 정당에 투표하려 한다.

최소한 그 정당은 호남에서 몰표를 얻었으면서도 

선거후에는 지역정당 소리듣는게 두려워 호남색 감추기에 급급하지는 않을 것이다.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은 굳이 지역색을 감출 필요가 없는데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야당은 지역색을 감춰야 하는게 지역차별의 정서적 단면이다.

전라도 사람으로 산다는 건 미국에서 흑인이나 스페니쉬로 사는 것과 같다.


며칠전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김어준 조차도 

"(호남인들의 국민의 당 지지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데요"를 연발한다.

나는 너무나 잘 이해되는데...

이해한다기 보다는 몸으로 알겠는데..



나의 선택이 퇴행적이라고 비난받는걸 안다.

특히, 진보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더 심할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차별에 둔감한 사람이 과연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난 정권만 바뀌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일제시대 조선 혁명가를 거칠게 몰아 세우는 볼세비키처럼 느껴진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조선 해방보다 중요하다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되면 민족 모순은 자연히 해결된다고 ...


개인이 느끼는 가치의 크기에 따라 자유롭게 투표하는게 민주적이고 능동적인 투표 행위라고 믿는다.

당연히 타인의 가치 우선 순위도 존중되어야 한다.


유럽에서 자행되는 유태인 학살을

멀리 바다건너에서 지켜보던 뉴욕의 유태인처럼

내일 저녁부터 내고향 사람들에게 쏟아질 그 악의와 조롱의 댓글이 이미 두렵다.





HR-career  16.4.13 이글의 답글달기

저는 대구지역이 주소지로 되어있어서 새누리당 제외, 새누리당 소속 무소속 후보 제외한 무소속이 한명 밖에 없어서 새누리당 피하기 식으로 한명 찍었습니다. 비례대표는 정의당 찍었구요. 경북 지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거의 20대를 보내고 현재 대구쪽에 있지만...투표성향은 야권이네요. 경상도 지역은 국민의당을 찍을 기회조차 없네요..ㅜ 비례정당은 정의당이 제가 지지하는 정당이어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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