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보다 못하다 │ 연애 | |||
|
오늘도 그 사람에게 인사를 하지 못했다. 인사는 커녕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쳐다봤는 걸. 친구가 하도 답답했는지 나한테 갑자기 자기가 동물원 가서 찍은 공작이 깃을 잔뜩 세운 사진을 보내더니 이것 보라며, 한낱 공작도 이렇게 열심히 매력 발산을 하지 않느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반성했다. 나는 공작만도 못 하구나. 당췌 뭘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친해질 껀덕지가 없다니. 정말 같은 조인 수업도 없고, 그 사람이 편입생이라 공통적으로 친한 사람도 없다. 나는 학년이 높아서 그 분은 편입생이라 활동 영역이 넓지도 않고. 같이 듣는 수업은 수업대로 내가 듣는 수업 중 유일하게 교수 강의 중심이라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없는 두 수업이다. 나머지 수업은 토론도 있고 조별 발제도 있고, 수업 시간에 발제와 질문이 많아서 같이 듣는 학생들끼리 얼굴을 익힐 기회가 있는데, 이건 뭐, 스무 명 남짓 듣는 강의가 거의 대형강의 수준의 딱딱함이라니. 덕분에 교수 얼굴 말고 다른 사람 얼굴 볼 일이 전혀 없다. . .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해봐도 마땅히 대안은 없고- 그냥 철판 깔고 인사 하라는데. 수업 이외에는 잘 마주치지도 않고 막상 수업 시간에 인사하는 건 왠지 잘 안 된다. 너무 뜬금 없다고 해야 하나? 그동안 인사 안 하다가 갑자기? 머리를 최대한 굴려본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을까?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