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 마시면 소주는 반병이면 충분한데 혼자서는 한병도 두병도 거뜬하다.
슬픔도 아픔도 모두 내게만 존재하는 양, 나는 오늘도 가슴을 때리며 운다. 술에 취해 우는지 아픔에 취해 우는지 이제는 잘 모르겠다. 그냥 울고, 나를 때리다가 종이들을 찢어발긴다.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숨어 아픔을 삼키고, 또 토해내는게 그게 쉬운 건 아니다. 나도. 이성이 있는 사람이니까 감정을 억누를 줄도 알아야지. 그런데 나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다. 억누르기만 하다간 심장이 터져버릴것 같으니까.
힘들고 아프고 슬픈 내 일들을, 내 아픔들을 시원스레 털어놓을 수가 없다.
애꿎은 가슴을 때리고 종이를 찢는다. 우는 소리조차 낼수가 없다. 혼자 있으면서도 누가 들을까봐 낼수가 없다. 술에 취하지도 않는다.
그냥 미쳤으면 하고 생각한다. 차라리 미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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