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개인공간   2016
  hit : 2125 , 2016-06-20 10:52 (월)

# 한산한 전철 안. 자리에 앉아 있는 내 앞에 한 남자가 서 있다. 그런데, 그가 내 앞쪽으로 '통상적인 위치'보다 더 가깝게 다가 서있다. 그의 앞도리가 전철이 덜컹댈때마다 내 시선 앞쪽으로 휘청댄다. 몸이 닿는것은 아니지만, 아주 묘하게 불쾌하다.

# 국수집 안. 널널하게 비어 있는 자리가 많다. 나는 한 쪽 구석에 앉아 국수를 먹고 있는데, 젊은 남자들이 운동을 마치고 왔는지 대여섯명이 떠들썩하게 들어서며, 내 팔꿈치쪽 아주 가까이 테이블 위에 옷들과 가방, 그리고 소지품들을 내려놓는다. 다시 말하지만, 국수집은 널널해서 다른 비어 있는 자리도 많다. 물론, 이 경우에도 내 몸에 닿은 것은 아니지만, 아주 미묘하게 불쾌하다. 안그래도 내가 지금 구석에 앉아 있는데 답답함까지 느껴진다.

# 버스 안. 나는 앞쪽 문 앞에 있는 좌석에 앉아 가고 있고, 한 사내가 내 옆에 기대어 서서, 자신의 스마트폰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들고 있는 그 스마트 폰이 내 좌측 시선 한 뼘도 안되는 지점에서 흔들리고 있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내 머리든, 내 뺨이든 내 신체를 건들진 않지만, 아주 아주 아주 내 신경에 거슬리고 불쾌하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심리적으로 안전하다 느끼는 '개인공간'. 난 이 공간을 아주 중하게 여기는 편이라, 그 경계선이 무너지는걸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한국인들(특히, 한국성인남자들)은 이 경계선을 매우 쉽게 침범하며 타인의 공간으로 쑥~ 들어오는데 별다른 고민이 없는것 같다. 남자인 나도 일상에서 불쾌감을 종종 느끼는데, 여자들은 오죽할까...싶다. 때때로 난 그래도 남자이고 외모가 아주 '남성적'으로 생긴 덕에, (그래도 상대가 이런 내 조건이 먹힌다 싶은 경우이긴 하지만...) 기분 나쁘니까 좀 떨어지라 말하기라도 하지만, 여자들이나 노약자들은 어쩌나 싶다. 이 묘한 불편함을 꾸짖을만한 '힘'을 갖춰야만 하나...좀 알아서들 배려해주면 안되나...




 
못말리는용사님  16.06.20 이글의 답글달기

ㅋㅋㅋ

向月  16.06.22 이글의 답글달기

초코우유를 마시다가 뿜었어요ㅋㅋ

무아덕회  16.06.23 이글의 답글달기

응? 왜요...? 어느 부분에서...? (진짜 이해못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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