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2016
  hit : 2057 , 2016-09-24 04:51 (토)
쓰기에 과잉되어 한동안 일기를 쓰지 않았다. 작은 감정에도 울컥해서 뱉어낸 글이 많다. 마음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내 고집만 부렸고 불만스러운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는 글쓰기를 했었다.

대신 생각을 남기지 않고 기분을 따라갔다. 퇴근하고 너무 답답하면 친구를 만났고 개와 놀았고 낮에는 일을 했다. 걱정하는 시간은 줄었고 일이 있으면 하고 아닐 때는 누워 쉬었다. 예능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놀았다. 부모님의 간섭이 덜하게 되니 힘들지도 않고 20대와 30대를 비교하며 나를 디자인 할 수 있어 좋았다.

생활이 단순해질수록 정말 내가 원하는게 뭔지 잘 보였다. 하나만 있어도 괜찮았던 걸 움켜쥐고 뭐하고 있었던건지. 욕심이 많았구나 나는.
이걸 반성이라고 부를 수 있나?

크게 해놓은 것은 치아교정. 8개월 차로 점점 예쁜.. ? 땅콩이 되어 간다. 교정기에 적응하느라 소화불량에 시달린다. 말랑해도 딱딱해도 언제나 위장은 질색해한다. 좀 먹고 살자ㅡㅡ
생일에 챙기던 친구들은 하나둘 바쁜 관계로 올해는 못보고 지나갔다. 36생일이 서운하여 내가 울적해서 한 행동을 생각하면, 내가 어린이와 다른게 뭔가 싶다. 반면에 챙겨준 사람을 나도 잘 챙겨야겠다거나 내 기분에 솔직하되 상황과 때에 맞게 표현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생겼다.

앞으로 살 날동안 원하는 걸 하고 인간관계를 잘 꾸려나가려면 결국 내가 나를 잘 다스려야겠더라. 가능할 거라는 자신감. 과잉된 내 얼굴을 뜯어내고 나니 평안하고 행복하다. 그래서 삶을 견디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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