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   연애일기
 비오면서 흐림과 선선함 hit : 352 , 2016-10-02 16:41 (일)

오늘은 두 귀를 감싸는 공기가 퍽 애틋하다. 쌀알 같은 햇볕 우수수 쏟아짐에 온몸을 적시고, 하늘이 무슨 색이든, 어떠한 얼굴을 하고 있든 이유 없이 떠오르는 네 생각에 포근하기까지 하다. 이러다 조금은 쉽게, 또 아쉽게 하늘이 변덕을 부려 비를 내린다면, 내 몸집에 비해 작은 우산 가벼이 들고 너를 만나러 가야지. 또, 네 어깨를 꽉 안아 우산을 펼쳐들고 그 비를 피해야지. 그리고는 빗소리에 섞여 내려버릴 정도의 크기로, 이제는 사랑하자고 속삭여야지. 그 소리가 모두 내려 발밑에 고일 때쯤, 조심스럽게 내 입을 네 입에 맞춰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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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그 살구빛 뺨을 허락 없이 쓰다듬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 조건 없이도 너를 품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의 훗날을 애틋하게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함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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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너의 문장을 자주 잃어버리는 버릇이 있다.
맞잡고 다잡을수록 엉성해지는 계절이 있다.
붙잡고 간절할수록 멀어지는 소식이 있다.
순간은 찰나의 자서전
양껏 무모하고 맘껏 서툴러 보자.
그는 말했지 하나의 거짓을 위해 아홉의 진실을 체험하라고
하나의 너와 이별하기 위해 아홉의 너를 사랑했을까.
우리는 오후 한 시처럼 만나 사랑하고
늦은 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별했다.
우리는 우리를 잃어버리는 버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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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이런 사람을 만나서 해야 하는 거야. 늘 내가 좋아 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봐 주는 사람. 잠은 잘 잤을까, 밥은 거르지 않고 잘 챙겨 먹었을까 하며, 나의 하루를 궁금해하고, 걱정해주는 사람.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을 헛되게 쓰지 않는 사람. 나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절대로 아끼지 않는 사람. 때로는, 애정 어린 마음으로 질투하며 투정일 줄 아는 사람. 서로 살아왔던 배경과 경험들이 다름을 인정하고, 아직 맞춰지지 않은 것들을 맞춰가려 노력하는 사람. 쉽게 말해서, 언제나 나를 위해주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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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2일